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흐르는 긴장감이 가장 큰 묘미다.
크래프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익스트랙션 장르에 던전 크롤링이 합해졌다. 던전에서 적을 처치하면서 아이템을 파밍하고 돌아다니며 포털을 찾아야 한다. 몬스터 처치 동시에 다른 플레이어도 해치우는 PvP도 섞여있다. 토벌에서는 용병이나 파티원과 함께 몬스터를 처치하는 콘텐츠다. 24일 첫 대규모 베타 테스트 시작 전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전 플레이에 참여했다.
‘다크 앤 다커’…이름에 충실한 기믹
이전 유저들의 팁을 찾아 활용도가 높고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보이는 파이터로 직업을 골랐다. 몬스터의 공격 방향이 표시돼 피하기 수월했고 손맛도 있어 전투 자체가 재밌었다.
무엇보다 환경적인 긴장감이 갖춰져 있다. 라운드마다 안전 지역을 좁혀오는 다크 스웜에 맵에 표시되는 발자국이 그렇다. 다만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순 없다. 시야 자체가 앞쪽으로만 돼 있다 보니 뒤쪽 상황을 몰라 주변에 발자국 표시가 없어도 경계하게 된다. 갑자기 공격을 받거나 날아오는 활에 두리번거리기 일쑤였다.
몬스터를 처치하면서 다른 플레이어도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 게임의 재미를 높였다. 몬스터를 처치하고 파밍 하는 중에 나타난 다른 이용자를 처치하거나 몬스터를 공격하느라 바쁜 이용자를 기습할 때, 배틀로얄에서 오는 즐거움이 극대화됐다.
다만, 갤럭시 S9으로 진행해 보니 상자를 열 때, 몇 번 끊김이 있었다. 기기 최소 사양은 안드로이드 8.0 이상으로 딱 갤럭시 S9 정도부터 이용할 수 있다. 진행 중인 던전에 다시 입성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었지만, 급박하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 재접속하는 시간은 승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듯하다.
탈출 포털을 찾고 상호작용하고 있을 때가 가장 긴장해야 할 때다. 탈출 포털과 상호작용하고 있을 때, 다른 이용자가 나타나면 탈출 포털을 뺐길 수 있다. 운이 안 좋으면 죽게 되는데, 그러면 착용하고 있던 아이템을 모두 잃는다. 실제로 몇 번 포털을 앞에 두고 PvP로 싸우다 죽거나 생명을 신경 쓰지 못한 채 갑작스런 몬스터의 일격으로 죽기도 했다. 탈출을 코앞에 두고 죽었다는 허망함, 아이템을 모두 잃었다는 낭패감이 더해져 두 번 절망했다.
“계속하거나 멈추거나”…성장통 같은 마의 구간
마의 구간도 있다. 탐험 지역은 노말, 하드, 나이트메어, 헬로 나뉜다. 장비 점수에 따라 입장 조건이 나눠지는 데, 노말에서 하드로 갓 넘어간 때가 첫 번째 고비였다. 낮은 장비 점수와 적은 생명에 하드에서는 너무 금방 죽는데, 노말은 못 간다. 물론, ‘후원’이라는 특별한 시스템이 있다. 후원가가 갑옷과 생명 물약 등을 지원해준다. 후원을 자주 받을수록 호감도가 올라 장비 수준이 나아지기는 하나, 그것보다 높은 등급의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을 때는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 아쉬움이 남는다.
번번이 아이템을 잃다 토벌로 눈을 돌렸다. 쉬운 초반 단계에 탐험에서 상처 받은 마음을 달랠 수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쉽게 깰 수 있는 게 문제였다. PvP 요소가 없는 상황에서 용병이 강하고 몬스터 레벨이 낮아 조금 지루했다. 앞부분에서는 보상 아이템이 생명 회복 물약이나 붕대 등으로 약소해서 토벌을 계속 진행할 유인이 부족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이동 속도가 느리고 플레이 진입 시간이 1분 가량 되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기다리다 탐험에 진입해도 금세 사망하면 별 소득 없이 한 턴이 끝나기도 했다.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도감 등 RPG 성격도 포함하고 있지만, 게임 전체를 끌고 나가는 스토리가 없다보니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나 동기 부여가 부족했다.
베일에 쌓인 ‘BM’…저작권 분쟁 이슈도
비즈니스 모델(BM)에 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거래소나 스펠, 훈련, 결투 등 다양한 콘텐츠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과금 구조는 여러 방면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몇몇 요소들이 과금 욕구를 자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던전에서 죽으면 착용하고 있던 장비를 다 잃게 된다. 후원 기능을 통해 장비를 지원받을 수 있긴 하지만, 기존 장비들보다 성능이 낮은 장비를 받기에 기존 능력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레 구입하게 된다.
물론, ‘대장간’에서 단련을 통해 장비를 강화하면 보존 확률이 올라간다. 그렇지만, 단련 성공률이 100%가 아니고 실패하면 장비가 파괴돼 아예 잃을 수도 있다.
추가로 ‘장비 보험권’이라는 안전망이 마련돼 있기도 하다. 사망했을 때 착용한 장비의 보존율을 40% 높여준다. 그러나 금화가 아닌 백금 주화로만 살 수 있는데, 던전에서 얻을 수 없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또 마의 구간을 넘어서기 위한 단계에서도 과금 욕구가 생겨났다.
이용자가 게임을 계속할 유인과 BM 구상 외에도 크래프톤에는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다. 아이언메이스가 지난 2022년 공개한 원작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넥슨과의 저작권 분쟁이다. 넥슨은 과거 신규개발본부서 팀장으로 일하던 최모씨가 개발 중이던 ‘P3'의 소스 코드 등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서로에게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1월 재판부는 두 건 모두 기각했다.
크래프톤은 IP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만들었다”는 입장이지만, 본안 소송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출시와 운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크래프톤이 게임 외적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주목된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