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풋옵션(지정된 가격에 지분을 되팔 권리) 계약에 이어 양자 사이의 주주 간 계약 위반 여부가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올랐다. 원래대로라면 민희진 대표는 1,000억원 가량의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액면가인 28억원만 손에 쥘 수 있어서다.
2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민 대표가 맺은 주주 간 계약에는 '민 대표 등이 계약 위반 시 하이브는 직접 또는 하이브가 지정한 제3자를 통해 민 대표 등이 보유한 주식의 전부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가진다“는 조항이 있다. 하이브가 이 콜옵션을 행사할 때 가격은 '1주당 액면가와 공정가치의 70%에 해당하는 금액 중 더 적은 금액으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의 주당 액면가는 5,000원으로 전해졌는데, 어도어 사업보고서상 민 대표의 보유 주식 수 57만3,160주를 곱하면 28억6,58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민 대표가 가져가게 되는 금액이 현행 기준 풋옵션 행사 시 1,000억원에서 28억원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민 대표는 10억원도 안되는 금액을 손에 쥐고 어도어를 떠나게 될 수도 있다. 그가 어도어 주식을 취득할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약 20억원을 빌려 매수자금을 마련해, 이를 변제하고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 등을 고려하면 지분 회수는 채무 관계 청산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 대표의 주주 간 계약 위반 여부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다.
다만 하이브 측이 콜옵션을 행사하려면 민 대표 측의 행적이 업무상 배임이나 비밀 유지 위반 입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사실상 콜옵션 행사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