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김계환 사령관 14시간 조사...'VIP 격노설' 진위 조사

공수처, 김계환 사령관 14시간 조사...'VIP 격노설' 진위 조사

기사승인 2024-05-05 09:30:37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4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핵심 인물인 중 한 명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14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전날 조사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 이은 세 번째 주요 혐의자 소환이다.

전날 오전 9시40분 공수처에 출석한 김 사령관은 오전 10시부터 약 14시간(조서 열람 및 휴식 포함)에 걸친 조사를 받고 자정이 넘어선 5일 오전 0시20분 귀가했다. 김 사령관은 변호사 조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박 전 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는데, 이를 보류시키고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 윗선이 개입했다는 게 의혹 골자다.

박 전 단장은 당초 지난해 7월3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언론 브리핑을 하고 이틀 뒤 관련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려 했지만, 김 사령관이 이첩 시기를 해외 출장 중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귀국한 이후로 보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 지시로 브리핑이 취소된 후 김 사령관이 “국방부에서 경찰 인계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한다”면서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 박 전 단장 얘기다. 또 “정말 VIP가 맞느냐”고 묻는 말에 김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박 전 단장은 주장한다.  

또 이 같은 대화가 이뤄진 날 김 사령관은 당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군검찰 조사 당시 “박 전 단장이 항명 사건을 벗어나기 위해 혼자 지어내고 있다”, “VIP 언급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 등의 진술을 했다. 경찰에 인계할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누군가에게 지침을 받거나 들은 사실이 없다는 게 김 사령관 입장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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