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고위 공무원이 지역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서울의 대형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특혜 논란이 인다.
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세종시에서 일하는 문체부 공무원 A씨는 뇌출혈 증세로 지난달 21일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당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고 2~3일 뒤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세종충남대병원은 A씨에게 현지 수술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의료 공백으로 대형병원 진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A씨가 고위공무원이기 때문에 서울아산병원에서 빠르게 입원·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허은아 개혁신당 당대표 후보는 전날 SNS에 글을 올려 “문체부 소속 고위공무원이 지역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도 수술은 서울 대형병원에서 받아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병원 고위 관계자가 수술 스케줄 조정에 개입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료 대란으로 국민은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 ‘높은 분’들은 국소마취로 30분 정도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마저 기어이 서울에서 받겠다고 권력을 이용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며 “이러고도 지방분권과 의료개혁을 말할 자격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허 대표는 또 “야당 당 대표부터 지역 거점 병원을 불신해 응급헬기까지 동원해 서울에서 수술받으니 이런 일이 당연한 듯 이어지는 것”이라며 “제2의 이재명과도 같은 그 문체부 고위공무원,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초 부산을 찾았다가 습격을 당한 뒤 지역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헬기로 이송,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것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료계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노규환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좋은 병원, 좋은 의료진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이성으로 억제돼야 한다”며 “의료진이 녹초가 되고 병원이 초토화되는 상황에서 응급 상황도 아니고 어려운 수술도 아닌 치료를 위해 권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체부 측은 A씨가 지난해 5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그동안 지병 치료도 해온 만큼, 본인이 치료받던 병원으로 가겠다고 해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