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최정 페어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면서 한중일 페어 정상에 올랐다. 8강전에선 중국 남⋅여 2위 페어(양딩신-저우훙위), 4강전에선 중국 남⋅여 1위 페어(커제-위즈잉)를 제압한 박-최 조합에게 결승전은 오히려 가장 쉬웠다.
8일 중국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서 열린 제8회 루양(蘆陽)배 한중일 삼국 바둑 명인 페어전 결승에서 한국의 박정환⋅최정 페어가 중국의 리쉬안하오⋅리허 페어를 난타하면서 초반부터 압도, 122수 만에 가볍게 백 불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환-최정 페어는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7일 준결승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랭킹 1위 페어’ 커제-위즈잉과 대결에선 초중반 내내 밀리다 후반 역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결승에선 두 번 연속 누적된 역전승에 기세가 이어진듯 초반부터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완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은 “원래 페어 대국을 두는 것을 좋아해 연습도 많이 했다”면서 “페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둔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정 9단은 “지금까지 페어 대회 중에서 이렇게 강한 선수들이 참가했던 건 처음”이라며 “그래서 더 재미있게 잘 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7⋅2018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페어바둑 최강위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박정환⋅최정은 이번 대회에서 또 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한편 함께 출전한 이창호⋅박지은 페어는 8강전 첫 경기에서 이번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리쉬안하오⋅리허 조에 패해 탈락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중국의 대회 3연패 저지에 성공했다. 그동안 일곱 차례 열린 루양배에서는 주최국 중국이 통산 여섯 번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은 5회 대회에서 조한승⋅최정 페어가 한차례 우승한 바 있다.
제8회 루양배 한중일 삼국 바둑 명인 페어전의 우승상금은 20만위안(약 38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5만위안(약 2800만원)이며 3∼4위는 12만위안(약 2200만원), 5∼8위에는 10만위안(약 1900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