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설과 관련해 자신이 비판한 인사가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배현진 의원은 “다 들통 나니 이제와 ‘아니었다’고 한다”고 맞받았다.
10일 이철규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 의원을 저격한 것인지 묻는 말에 “아니다”라며 “그분(배 의원)이 초선 의원, 정치 신인인가”라고 되물었다.
앞서 이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악역을 맡아달라고 요구한 사람이 있었는데, 밖에 나가 엉뚱한 사람이 이야기하듯 말씀할 땐 당혹스럽기 그지없다”며 자신에게 원내대표 불출마를 공개 촉구했던 당 인사 일부가 개인적으로는 출마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정치인가, 또 정치 시작하지도 않은 분들이 그런 말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해당 인물이 배 의원인지 묻자 “구체적으로 이름을 이야기 안 하겠다”면서 “제 말에서 추측이 가능하실 것”이라고만 했다.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당내 인사로는 배 의원과 윤상현·안철수 의원, 박정훈 당선인 등이 있었다.
이 의원이 구체적인 의원 이름을 밝히지 않자 이 의원의 발언이 자신의 불출마를 촉구한 배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가 언론에서 나왔다.
배 의원은 즉각 불쾌감을 드러내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이 의원의 출마를 만류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를 두고 “소이부답(笑而不答·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이 뒤늦게 배 의원이 아니라고 해명하자 배 의원은 자신의 SNS에 “라디오에서 진행자가 ‘배현진 의원이냐’ 물었을 때 그 즉시 ‘아니오’ 하셨어야죠”라며 “애매모호 연기 피우는 것을 노린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다 들통 나니 이제 와 ‘배현진은 아니었다’ 하며 누구 힘없는 초선 당선인에게 화살을 돌리는가”라며 “선배답게 입을 무겁게, 어려운 일 아니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