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오는 7월13일부터 8월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맥베스’를 통해서다.
10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맥베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황정민을 비롯해 김소진, 송일국과 양정웅 연출이 자리했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로,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따라 국왕을 살해하고 왕좌에 오르지만 결국 파멸하는 삶을 다룬다. 이번 연극에선 황정민이 맥베스, 김소진이 레이디 맥베스, 송일국이 뱅코우 역을 연기한다.
양정웅 연출은 “평소 황정민이 ‘맥베스’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황정민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황정민은 “다른 셰익스피어 연극이 3~4시간가량인 데 비해 ‘맥베스’는 2시간이 정도다. 그만큼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은 것”이라며 “후대가 해석할 거리가 많은 만큼 ‘맥베스’에 꼭 출연하길 바랐다”고 했다.
황정민은 맥베스를 두고 “구청장이 대통령이 된다는 예언을 듣고 욕망의 끝으로 달려가다 죽음을 앞두고 회한을 느끼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타이틀 롤을 맡은 그는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연극은 내게 힐링이다. 관객과 소통하며 배우로서 오롯한 기쁨을 느낀다”며 무대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박정자 등 원로배우들이 참여한 연극 ‘햄릿’이 무대에 오르는 등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황정민은 “우리에겐 그 자체로 공부가 되는 작품”이라며 “고전극은 배우로서도 기본기를 배울 수 있는 작품이다. 계속해서 고전을 하고 싶은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 ‘아수라’, ‘서울의 봄’을 비롯해 인간의 탐욕을 표현해 온 황정민은 ‘맥베스’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황정민은 “드라마와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면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다. 막이 오른 뒤 커튼콜 전까지 무대는 배우의 것이기 때문”이라며 “또 다른 욕망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