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한 다양한 가설이 제시됐고, 수용액 내 용질의 분자구조 변화가 주요인으로 제시됐다.
이를 증명하려면 결정화 과정을 분자 단위까지 관측하면 된다. 수용액의 포화도가 높아질수록 순도가 높은 결정이 생기고 잡음 없이 결정화 과정을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포화농도의 200% 수준만 구현할 수 있어 정밀한 관측이 어려웠다.
물질의 결정화 과정 세계 최초 규명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초과포화 환경에서 물질의 결정화 과정을 분자단위까지 관측하고, 분자구조의 대칭성 변화가 새로운 물질상 형성의 원인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KRISS 우주극한측정그룹은 독자개발한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로 수용액을 공중에 띄운 후 400% 이상의 초과포화 상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을 통해 용질의 분자구조 대칭성이 변하면서 물질의 결정화 경로가 바뀌고 새로운 물질상이 형성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했다.
또 연구진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로 4,000K(3,726℃) 이상 초고온 환경을 구현하고 텅스텐(W), 레늄(Re), 오스뮴(Os), 탄탈럼(Ta) 등 내연소재의 열물성을 정밀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우주발사체, 항공기 엔진, 핵융합로 등에 사용되는 초고온 내열 소재의 정확한 열물성값을 제공함으로써 설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기반으로 초고온·초과포화·초고압의 극한 환경에서 소재 물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극한소재 통합 측정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조용찬 KRISS 우주극한측정그룹 선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새로운 물질상이 생기는 핵심 요인을 규명, 우리가 원하는 물질상을 형성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라며 “우주 등 극한환경에 활용되는 신소재 개발과 바이오·의료 분야 신물질 형성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근우 우주극한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이용하면 우주와 유사한 무중력 환경을 구현해 소재의 물성을 정밀 측정할 수 있다”며 “현재 선진 항공우주국에서 이와 같은 장치로 우주에서 진행될 다양한 실험을 지상에서 사전 수행해 비용을 절감하고 연구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