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쿠에바스가 KT 위즈 선봉장으로 나서 팀 4연승을 이끌었다. 쿠에바스는 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완벽한 상수로 자리 잡았다.
쿠에바스는 28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3승(5패)째를 올린 쿠에바스는 평균자책점도 종전 2.99에서 2.87로 소폭 낮췄다.
1회와 2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마친 쿠에바스는 3-0으로 앞선 3회말 살짝 흔들렸다. 선두타자 헨리 라모스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정수빈에 볼넷을 허용했고, 곧바로 더블 스틸마저 내주며 2사 2,3루에 몰렸다. 이어진 전민재 타석에서 쿠에바스는 몸쪽 많이 빠지는 폭투를 범하며 1실점했다. 전민재를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우고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피안타 없이 볼넷과 도루로 실점을 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쿠에바스는 4회말 1사 후 양의지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양석환을 범타로 잡은 뒤 후속타자 김재환의 우익수 앞 안타로 2사 1,3루 위기에 봉착했다. 이때 쿠에바스는 바깥쪽 절묘한 커터를 던져 라모스를 루킹 삼진으로 잠재우고 이닝을 끝냈다.
득점 지원을 받은 쿠에바스는 6-1로 앞선 채 5회말을 맞이했다. 그리고 단 8구를 던져 서예일, 조수행, 정수빈을 모두 범타로 돌렸다. 6회 역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한 쿠에바스는 7회말 마운드를 불펜진에 넘기고 이날 경기를 끝냈다. 쿠에바스의 활약 덕에 KT는 두산을 12-3으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쿠에바스는 소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날 KT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로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KT 베테랑 내야수이자 KBO 통산 383홈런 타자인 박병호가 구단에 방출 요구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박병호가) 방출 요청을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인 만큼 여러 방법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충분히 흔들릴 수도 있던 상황. 하지만 쿠에바스는 미동하지 않고 자신만의 투구를 펼쳤다. 시속 140km 중후반 패스트볼을 기반으로 커터, 투심, 슬라이더를 섞어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쿠에바스 구위에 눌린 두산 타선은 쉽사리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내내 KT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탈삼진·이닝 부문에서 2위에 자리했다. WHIP(이닝당 안타·볼넷 허용)는 1.00으로 리그 선두에 올랐다.
가장 돋보인 부문은 퀄리티스타트다. 쿠에바스는 이날 호투로 지난달 10일 NC 다이노스전부터 시작된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을 ‘9경기’로 늘렸다. 불운에 시달려 27일 기준 승리는 단 2번밖에 올리지 못했으나 이날은 승운이 따라주며 승리도 올렸다.
현재 KT는 주축 선발투수인 웨스 벤자민과 고영표, 소형준의 부상 복귀를 차례로 기다리고 있다. 바꿔 말하면 지금 당장 버텨줄 선발투수가 필요했던 셈인데, 쿠에바스는 이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쿠에바스가 시즌 후반부까지 현재 페이스를 끌고 가서 KT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지 주목된다.
잠실=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