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스틴티노 시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옆 평화비 문구에 대해 “한국 단체의 일방적 주장이 담겨 문구 수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틴티노시의 리타 발레벨라 시장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스틴티노시에서 일본 교도통신과 만나 “한국 시민단체가 소녀상 건립을 주도했다”며 “평화비에 새겨진 문구가 일방적인 주장을 담고 있어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는 지난해 12월 스틴티노시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제안했다. 당시 발레벨라 시장은 “우리 영토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을 환영한다. 인류와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낙인찍겠다는 확고한 의지”라고 답한 바 있다.
이번에 건립된 소녀상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많은 소녀와 여성을 강제로 데려가 군대의 성노예로 삼았으며, 소녀상은 이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상징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국어 외에도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적힌 비문이 별도의 안내판으로 설치된다.
정의연에 따르면 스틴티노 소녀상은 독일 베를린 이후 유럽 공공부지에 두 번째로 설치되는 것이다. 다만 베를린에 설치된 소녀상은 철거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상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이 있는 베를린 미테구청은 지난 18일 특별 허가가 한 차례 연장했으나 문구를 수정하는 조건이 용인되지 않았다며 오는 9월 28일 이후 철거 의사를 공식화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