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의원이 구미시청 여성 공무원에게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5일 구미시와 구미시의회 등에 따르면 24일 구미시청 노동조합 홈페이지 익명 게시판에 ‘왕관의 자만심’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작성자는 “시의원이라는 이유로 아무렇지도 않게 해왔던 잘못된 말과 행동들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시의원 중에서도 중요한 자리에 있는 그분은 어느 누구보다도 말과 행동에 신중하셔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랫동안 여러 명의 여성 공무원들에게 무례하다 못해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들을 아주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음흉한 눈빛으로 사람을 위아래로 훑어보는가 하면 악수를 할땐 손을 한참을 잡고 있거나 19금 농담을 대놓고 한다”며 “사적인 문자나 전화를 수시로 하고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런 일들을 경험한 분들이 더 많을거라 생각한다”며 “선배 공무원에게 조심스레 고충을 얘기하니 ‘그냥 그러려니 하라’고 했다”고도 했다.
그는 또 “아무도 앞에 나서 말을 못해서 그렇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 공무원들도 구미시민이고 사람이다. 배려하고 존중해달라”고 하소연했다.
노조 게시판에는 “누군지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용기를 내 가해자가 누구인지 특정해야 한다”, “글 올리신 분을 응원한다”, “노조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야 된다”는 등의 공감 댓글이 달렸다.
구미시 안팎에선 폭로 글이 지목한 당사자가 A의원이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노조 측은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필요한 조치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