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휴 잭맨과 라이언 레이놀즈 그리고 숀 레비 감독까지,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감독 숀 레비) 팀이 한국을 찾았다. 귀국 첫 일정부터 고척돔 야구 관람을 택한 이들의 행보는 영화만큼이나 심상치 않다. 4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이들은 내한 소감부터 완성도에 관한 자신감까지 영화 관련 이야기를 아낌없이 풀어놨다.
“한국 올 때마다 정말 좋아… 돌아와서 기뻐”
울버린 역을 연기한 휴 잭맨은 능숙한 한국어로 첫 인사를 건넸다. 그는 2009년 서울시 홍보대사로 위촉됐을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휴 잭맨은 “한국에 올 때마다 정말 좋다”면서 “지금도 서울의 친선대사라고 생각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드풀을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번이 세 번째 내한이다. 레이놀즈는 이번 영화의 각본과 주연을 모두 맡았다. “이 이상 기쁠 수 없다”고 운을 뗀 그는 “고척돔이 훌륭한 야구장이어서 더욱 좋은 인상이 생겼다”고 말을 이어갔다. 숀 레비 감독은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감독은 ‘데드풀과 울버린’을 “상징적인 영웅들을 다루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두 배우가 나오는 작품을 만드는 걸 마다할 감독은 없을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울버린만 25년… 다시 연기하게 될 줄은”
휴 잭맨은 25년 동안 울버린으로 살았다. 이번 영화는 그가 10번째로 울버린을 연기한 작품이다. “이 역할을 연기하며 이렇게까지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웠던 적이 없었다”고 말을 잇던 그는 “차별화되고 새로운 울버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은퇴했던 데드풀이 자신과 상극인 울버린과 엮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숀 레비 감독은 “두 캐릭터가 엮이는 순간을 오랫동안 바랐다”며 “데드풀과 울버린이 액션·유머·감동이 있는 이야기에 등장해 여름과 적합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냈다”고 자평했다.
“개성 잃냐고? 데드풀 피 흐르는 영화일 것”
‘데드풀과 울버린’은 청소년 관람 불가(청불) 등급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마블과 디즈니 영화 첫 청불 등급 작품이 된다. 일각에서는 디즈니 세계에 편입된 데드풀이 개성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기존 데드풀 시리즈 모두 청불 등급으로 상영돼서다. 숀 레비 감독은 “마블과 디즈니 모두 기존 프랜차이즈와는 다르단 걸 이해하더라”면서 “최초의 디즈니 청불 영화이자 아주 대담한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에는 데드풀의 피가 흐른다”고 강조했다.
“마블 새 구세주? 즐거움과 재미 주고 싶을 뿐”
최근 마블 영화가 부진한 만큼 ‘데드풀과 울버린’이 마블의 새로운 구세주가 되리란 관측이 나왔다. 사전 공개된 예고편에서도 “마블 지저스”라는 대사가 나오며 기대감이 고조됐다. “부담감은 없다”고 말을 꺼낸 라이언 레이놀즈는 “우리가 진정으로 마블을 구하겠다는 마음에서 그 대사를 쓴 건 아니”라면서도 “마블이 전보다 인기가 줄어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고 했다. 그는 “마블을 구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든 건 아니다”면서 “우리에겐 전 세계 관객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주고 싶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우리 셋의 열정과 우정, 관계성이 스크린에도 잘 담겼다”며 “경쟁보다는 지지하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데드풀이 울버린에게 말하는 건지, 라이언 레이놀즈가 휴 잭맨에게 말하는 건지 확실치 않은, 일명 제4의 벽을 허무는 장면이 재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오는 24일 개봉.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