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PBA 무대에 ‘영건 돌풍’이 부는 가운데, 여자 프로당구(LPBA)에선 ‘20대 신예 돌풍’이 분다. 2차 투어 준결승에 오른 정수빈(24⋅NH농협카드)과 김다희(26)가 그 주인공이다.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5일 밤 11시에 끝난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LPBA 8강 경기서 정수빈과 김다희가 나란히 ‘PBA 챔프’ 김예은(웰컴저축은행)과 강지은(SK렌터카)을 각각 세트스코어 3:2, 3: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정수빈은 이번 대회 64강서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을 꺾으면서 주목받았다. 이번 8강서도 김예은을 상대로 끈질긴 집중력으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내고 프로데뷔 최고 성적을 썼다.
8강전서 정수빈은 첫 세트를 5이닝만에 6:11로 빼앗겼으나 2세트 4이닝째 하이런 5점을 앞세워 4:6 상황을 9:6으로 뒤집었고 이어 5이닝째 남은 2득점을 채워 11:6으로 따라붙었다.
김예은이 3세트를 11:3(8이닝)으로 따내 달아나자, 정수빈은 다시 4세트를 13이닝 접전 끝에 11:8로 경기를 세트스코어 2:2 풀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서 정수빈은 4, 5이닝째 3-2득점 등으로 8:3, 경기를 9:7로 마무리하며 3:2로 준결승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첫 시즌 16강, 지난 시즌 8강 등으로 오름세를 보인 김다희는 이날 강지은을 3:1로 제압하며 4강으로 올라섰다. 김다희는 1세트를 11:5(11이닝), 2세트를 19이닝 장기전 끝에 11:10 1점차 신승을 거두며 경기를 리드했다.
3세트를 7:11(12이닝)로 내줬으나 4세트를 11:2(7이닝)로 가볍게 따내며 4강에 합류했다. 김다희 역시 본인 프로 최고 성적을 썼다.
두 선수의 공통분모는 짧은 구력에도 빠른 기량 상승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나란히 2022-2023시즌 LPBA 무대로 뛰어든 두 선수가 큐를 잡은 시간은 약 3년에 불과하다. 당연히 전문 선수 경험은 전무하다. 정수빈은 대학생 신분에도 3쿠션의 매력을, 김다희는 직장인 신분으로 동호인 활동을 하다 LPBA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은 데뷔 후 한 시즌 10개 투어를 거치면서 수준급 선수들과 부딪쳤다. 하루 6~7시간의 부단한 연습량도 이번 결실의 밑바탕이 됐다. 정수빈은 “(대학교)휴학 후 연습할 때는 순 연습량만 하루에 6~7시간 정도 됐다”고 말했고, 김다희는 “연습량 뿐만 아니라 마음가짐부터 바꿨다”고 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 이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집중하다보니 당구가 재밌어지고, 자연스럽게 (연습)시간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테이블에서 열린 8강전에서는 김상아와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이 각각 최혜미(웰컴저축은행), 백민주(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4강에 진출한 ‘LPBA 챔프’들이 모두 탈락했다.
LPBA 준결승전은 6일 오후 4시30분부터 열린다. 정수빈은 김상아를, 김다희는 김민영을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준결승서 승리하는 선수는 7일 오후 10시 7전 4선승제로 우승상금 4000만원을 두고 격돌한다. 네 선수 중 누가 우승해도 LPBA 역대 15번째 챔피언이 탄생하게 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