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PTSD 원인, 나쁜 기억' 뇌 저장 막을 수 있다.

[쿠키과학]'PTSD 원인, 나쁜 기억' 뇌 저장 막을 수 있다.

KAIST, 광유전학 기술로 해마 특정 단백질 조절
공포기억 정신질환 치료 가능성 제시

기사승인 2024-07-15 16:41:45
사람은 매일 다양한 경험으로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거나 지우는데, 이는 뇌의 해마가 담당한다.

해마는 양성신호와 음성신호가 균형을 맞춰 최적의 기억을 형성하는 곳으로, 양성 조절인자가 부족하면 기억형성에 문제가 생기고, 음성 조절인자가 손상되면 과도한 기억이 형성된다. 

특히 과도한 기억형성은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KAIST가 광유전학 기술로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해 PTSD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나쁜 기억' 뇌 저장 막을 수 있다

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뇌에서 기억 형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다양한 뇌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활성화되는 세포 내 신호전달분자효소 ‘PLCβ1단백질’이 기억 형성 및 소멸을 조절하는 역할과 기능을 규명했다.

전기충격에 따른 PLCβ1단백질 변화. KAIST

이는 PTSD와 같은 과도한 기억형성으로 인한 정신질환의 새로운 분자적 기전을 밝히는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PLCβ1단백질이 해마에서 기억 억제자로 작용, 과도한 기억형성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PLCβ1단백질을 결핍시킨 마우스에서 과도한 기억형성과 공포반응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반대로 이를 과하게 발현하거나 광유전학으로 활성화시키면 과도한 공포반응이 억제됐다.

이는 PLCβ1단백질이 기억형성 초기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적절한 기억형성을 유도함을 의미한다.

특히 연구팀이 개발한 빛으로 제어하는 광유전학 기술은 PLCβ1단백질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특정 단백질을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뇌 특정부위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기억 형성 단계에서 PLCβ1단백질 활성화로 인한 공포기억 반응 감소. KAIST

이를 통해 연구팀은 PLCβ1단백질이 기억형성 초기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광유전학 기술이 신경과학연구뿐 아니라 PTSD와 같은 정신질환 원인규명 및 치료에도 혁신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실제 PLCβ1단백질이 결핍된 쥐에게 나타난 과도한 공포반응은 PTSD 환자의 증상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PLCβ1단백질 활성화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과도한 공포 기억이 형성되는 쥐 모델에서 공포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PLCβ1단백질이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를 조절해 과도한 기억형성을 억제하면 PTSD 증상을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PLCβ1단백질의 과발현 및 활성에 의해 트라우마로 인한 과도한 기억형성 억제. KAIST

허 교수는 "이번 연구는 PLCβ1단백질이 해마에서 기억형성 초기 단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이 단백질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하면 과도한 공포기억 형성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이진수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7월호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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