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도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여는 게임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임 또는 게임사의 팬덤이 게임 흥행에 필수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게임사들이 일상에서도 게임을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펄어비스는 최근 매년 여름시즌에 하던 하이델 연회 행사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게임 내에 있는 ‘하이델’ 성의 모티브가 된 프랑스의 작은 도시로 이용자들을 초청했다. 해당 도시는 베이냑 마을로 프랑스 남서부 도르도뉴주에 위치해있다.
하이델은 검은사막을 플레이하면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는 주요 도시다. 게임에서 자주 접했던 마을에서 현실 속 이용자들이 모였다. 실제 모티브가 된 도시를 걸어보고 등장하는 캐릭터의 코스튬 플레이를 하고 각종 체험 행사와 이벤트를 즐겼다.
행사에 참석한 해외 외신들은 긍정적인 평을 남겼다. 독일 Mein-MMO나, 영국 The Gamer은 “이용자들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펄어비스만의 독특한 디자인 철학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게 됐다”는 등의 의견을 보냈다.
김재희 검은사막 총괄 PD는 “10주년을 맞아 검은사막 모험이 최초로 시작된 프랑스 베이냑 마을에서 함께 할 수 있어 뜻깊다”며 “새롭고 과감한 도전을 통해 모험가들과 함께하는 미래를 그려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브온라인’으로 유명한 아이슬란드 게임사 CCP게임즈 역시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이브 펜페스트’를 통해 매년 이용자와 만나고 있다.
이용자들은 함께 길드 활동을 하는 동료, 전쟁하는 상대방, 곧잘 무역을 하던 플레이어 들을 직접 만나 화합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매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모여 일시적으로 레이캬비크의 인구를 늘리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원신’을 서비스 중인 미호요(현 호요버스)는 지난 2021년 알프스에서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원신에서 선보인 설산 ‘드래곤 스파인’ 맵 출시 1주년 기념 이벤트다. 드래곤 스파인은 알프스 산맥의 마터 호른산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미호요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스키 리조트인 ‘발 토랑스’를 원신을 테마로 꾸몄다. 알프스 정상에 있는 트리에 소원을 보낼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당시 참여자가 300만명을 넘었다.
엘더스크롤 온라인을 서비스 중인 베데스다도 이용자 친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15개월간 12개국에서 오프라인 이용자 행사를 개최한다. 유명 가수나 아이돌 그룹이 전세계 팬들을 만나는 월드 투어를 게임사에서도 계획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즐기는 인구도 늘어나고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그들이 모여 하나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취향이 맞으면 팬심으로 더욱 뭉치게 된다. 게임 팬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돌려주려는 노력이 드러난 기획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