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상 체세포에서 발생하는 모자이시즘은 노화는 물론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주요 원인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대사와 사멸에 관여하는 소기관으로, 자체 DNA를 갖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미토콘드리아 DNA는 단일 세포 내에 수백 개 이상 존재하기 때문에 돌연변이를 찾아내기 위한 전장유전체(whole-genome sequencing)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술의 한계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와 모자이시즘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질병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 추적
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팀이 세포소기관 미토콘드리아 DNA의 인체 내 모자이시즘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토콘드리아 DNA가 노화와 질병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초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31명에게 추출한 정상적인 대장 상피조직과 섬유아세포, 혈액에서 확보한 단일세포 2,096개의 전장유전체 서열을 생명정보학 기법으로 분석했다.
분석결과 정상세포의 90% 이상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가 최소 1개 발견됐고, 세포 당 평균가 존재한 것을 확인했다.
또 돌연변이 대부분은 노화과정에서 생성됐고, 6% 가량만 모계에서 전달된 수정란부터 존재했다. 특히 노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는 대부분 DNA 복제 중 발생하는 것임을 규명했다.
아울러 암 발생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는데, 이들 변이 중 일부는 미토콘드리아 RNA 불안정성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관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배아 발생단계부터 노화 및 발암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발생과 진화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간 체세포 조사로 미토콘드리아 DNA 모자이시즘을 명확히 규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장유전체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활용해 미지의 영역인 생명과학 현상을 규명한 것”이라며 “암이나 배아 발생과정과 노화에 나타나는 미토콘드리아 DNA 변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안지송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이 주도했고, 서울대 의대, 연세대 의학, 고려대 의대, 국립암센터, KAIST 교원창업기업 이노크라스가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 7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