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풍세면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이모(53)씨 농가주택을 찾은 건 지난 2월 말이다. 슬라브 단층집 밖으로 쓰레기들이 잔뜩 방치돼 있어 주민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 직원이 이씨 허락으로 부녀가 살고 있는 집안을 살폈다. 정상적인 집 상태가 아니었다. 15세 딸은 난방이 끊긴 집에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 방안에 비닐 및 텐트소재로 움막을 치고 생활했다. 집안은 어지럽게 가재도구가 쌓여있고, 임의 가설 전기선으로 화재 위험까지 있었다.
풍세면 맞춤형복지팀은 바로 시 복지정책과와 함께 이들을 위한 안전한 주거 마련 작업에 들어갔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충남본부 주관으로 시를 포함해 달빛사랑봉사단, 한국해비타트 등 7개 기관이 만나 지원 적정성을 논의했다. 이 결과 민관협력 아동주거개선사업의 ‘꿈자람하우스’ 9호 대상자로 결정됐다.
초록우산이 주축이 돼 후원금 모금에 들어갔다. 2개월 걸려 4천5000만원이 모였다. 공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해비타트가 봉사자들과 함께 맡았다. 1개월 넘게 진행됐다. 그동안 이들 부녀는 주민 보살핌 속에 마을회관서 지냈다.
천안시복지재단도 후원금을 모아 침대 및 가구와 냉장고를 새로 들여놓고 냉난방시설을 설치했다. 풍세면 주민들로 구성된 행복키움지원단은 초기 긴급 지원사업을 펼쳤고 완공 후 입주 청소 등을 도왔다.
전체 사업을 주관한 초록우산 관계자는 “이씨의 일용직 일감만 일정하면 한부모가정 지원금도 있어, 생활은 유지될 것같지만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꿈자람하우스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주거환경이 열악한 아동 가정 총 8세대에 새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올해는 2세대 주거환경 개선을 목표하고 있다. 그간 후원자로 지표건설, 연이재한의원, 하나머티리얼즈, 아르떼, IBK캐피탈, 천안시사랑의열매 등 여러 곳이 나섰다.
황규영 시 주거복지팀장은 “주거지원 사업을 한 기관만의 힘으로 이뤄내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사업도 시 복지정책과 모든 팀이 힘을 합했고, 또 관련단체의 헌신적 노력과 후원자들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