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자신의 SNS에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나란히 공유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 전 대표는 ‘벌써 10년 전’이라며 오랜 인연을 강조했고, 조 대표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길을 가야 한다며 연대를 강조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조 대표는 연일 두 당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중이다. 두 사람은 지난 1일 국회에서 110분간 깜짝 비공개 회동을 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 전 대표의 제안으로 최근 진행된 2시간가량 비공개 대화와 관련해 추측이 많다”며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김건희 공동 정권을 종식하고 민생이 최우선시되는 나라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데 어떠한 의견 차이도 없었다. 용산발 다중 국가 위기와 해결 대책에 대해 진지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일 국회에서 두 시간 가까이 정국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조 대표는 이 전 대표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용산발 다중 국정 위기 상황에 대한 걱정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도 “두 당이 현 정국에 대한 걱정이 워낙 많고 서로 협력해야 할 부분도 많다”며 “다양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또 비공개 회동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법안을 계속 거부하는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 혁신당이 요구하는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한 논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 후보와의 회동을 다룬 일부 보도를 언급하며 “이 전 대표와 비공개 대화 이후 추측 보도가 많다”며 “일부 언론, 양당 지지자, 유튜버 등이 민주당과 혁신당을 갈라치고 이간질하고 있음을 함께 걱정했다. 양측 사이 생산적 논쟁과 경쟁은 환영해야 할 일이지, 억지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양측은 ‘구동존이(求同存異·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의 길을 가야 한다”며 두 당의 공조 관계를 강조했다. 이 전 대표도 조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벌써 10년 전이군요”라고 화답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연대 강화 움직임을 두고 각각 특검과 탄핵 정국 속 대정부·대여 압박을 위한 협력, 교섭단체 요건 완화라는 실리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민주당이 최대 의석수를 가진 것은 맞지만 우리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정부·대여 투쟁을 위해서는 야권 전체가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과 혁신당이 각각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특검법 등 비슷한 법안들을 내놓고 있다. 일부 겹치는 부분도 있고, 최종적인 목표는 비슷하기 때문에 두 당이 법안 조율 등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당도 민주당과 연대를 고리로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석에서 10석으로 완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치혁신 4법’을 당론 발의했다. 다만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두 사람의 비공개 회동 직후 이 전 대표는 ‘교섭단체 요건 완화 관련 얘기도 나눴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얘기도 해야겠죠”라고 대답했다.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와 관련해) 양당 입장을 두루 주고 받았다. 서로 공감대를 높인 정도”라며 “이것이 혁신당 입장에서 ‘청신호’인지는 나중에 결론이 나면 확실해질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