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국 금융, 시험대 오른 김병환 위원장

흔들리는 한국 금융, 시험대 오른 김병환 위원장

티메프 사태 미정산 규모 8000억원 예상
글로벌 증시 폭락에 코스피 ‘역대급 낙폭’ 기록
4대 리스크 여전히 발목…가계부채 증가세 심상치 않아

기사승인 2024-08-07 06:00:11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함께 개최한 긴급 시장점검회의에서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 하락에 따른 코스피·코스닥 주가 하락, 가계부채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받고 있다.

현재 김병환 위원장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티메프 사태’다. 큐텐 및 계열사인 티몬, 위메프가 2023년 10월부터 정산 주기를 변경한 이후 2024년 7월까지 판매자 대금을 지급 및 정산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했다.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지연 규모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2745억원이다.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6~7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미정산 규모는 최소 8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김병환 위원장도 티메프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다루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1일 취임과 함께 첫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로 인해 많은 소비자와 판매자의 피해가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무엇보다도 신속한 수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방안을 긴급히 마련하며 ‘급한 불’을 끄는 모양새다. PG사와 카드사의 협조를 통해 소비자들에 대한 환불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6일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피해판매자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56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과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5일 본격적으로 불거졌던 글로벌 증시 폭락 사태도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4.64p(8.77%) 하락한 2441.55로 마감해 지난 2008년 10월24일(-10.57%)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락폭(234.64p)으로는 역대 최대다.

다만 금융당국이 증시 하락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역대 정부 대응을 보면 시장 상황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례는 흔치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신중 모드로 일관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공매도 금지 조치도 이미 도입된 상황이다 보니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김 위원장이 취임하며 강조했던 ‘4대 리스크’들도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김 위원장은 취임 전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에 대해 △가계부채 △PF부채 △소상공인 부채 △제2금융권 건전성을 꼽은 바 있다. 

4대 리스크 중 가장 시급한 현안은 가계대출 문제다. 지난 6월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5조3415억원 늘며 2021년 7월 이후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장기간 연 5%대 안팎을 유지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까지 갉아먹고 있어 증가세를 관리하는 일은 특히 시급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의 경우 금리 인하 기대, 부동산 시장 회복 속에서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컨틴전시 플랜’을 사전에 준비하는 등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주의깊게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6일 “금융당국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금융시장의 안정화”라며 “특히 이번 티메프 사태의 경우 사건의 원죄는 금융당국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태는 금융소비자들과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의 광범위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해당 사건을 가장 선제적으로 나서서 조치해야 한다”며 “PG사와 카드사 두 업권이 일방적으로 부담을 가중하지 않도록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상임대표는 “현 시점에서 워낙 문제되는 현안들이 많이 쌓여 있다 보니 한 문제만 집중한다기보다는 신중한 정책을 통해 당국의 수장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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