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해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9일 대통령실 고위 고관계자는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대통령과 만나기도 하고 싶다는 것인데 당장 만나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따라서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면서 “야당 대표의 파트너는 여당 대표이며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6일 SBS 주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로 윤석열 대통령을 꼽았다. 이 후보는 윤 대통령을 만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선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기 때문에 경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건지 꽉 막힌 대결적인 정국을 어떻게 해결할 건지 한번 만나서 진지하게 말씀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이 후보의 제안에 답변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1차 회담 사흘 만인 지난 5월 2일 세 번째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단독 발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협치 첫 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강행했다”는 입장을 냈었다.
대통령실과 반대로 여야는 모두 영수회담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경제 비상 상황 대처와 초당적 위기 극복 협의를 위해서 여야 영수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생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과 마음을 모으고 정책에 관해 협의하는 건 너무 좋은 일"이라며 "격식, 형식 문제는 차분히 따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