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EV) 화재로 전기차 구매나 이용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확산하자 현대차가 13종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했다. 정부의 배터리 제조사 공개 의무화 추진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현대차는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차 10종과 제네시스 3종 등 총 13종의 전기차에 들어있는 배터리의 제조사를 밝혔다. 공개 대상은 단종 모델을 포함해 아이오닉5‧6, 코라 일렉트릭, 캐스퍼 일렉트린, 포터 EV 등이다.
중국산 CATL 배터리를 사용한 코나 일렉트릭을 제외한 12종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산 배터리가 탑재돼 있었다.
현대차는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현재 EV 차량에 어느 회사 배터리가 사용됐는지 문의가 쇄도해 정보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는 "전기차를 출시할 때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이후에도 고객이 물어보시면 제조사를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사고가 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E 모델에는 중국 CATL과 파라시스(Farasis)의 배터리 셀이 들어있는데, 불이 난 차량은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차도 곧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기차 공포가 확산하자 정부는 이날(12일) 환경부 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배터리 정보 공개나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선, 충전기 설치 보조금 개편 등 전기차와 배터리 안전 관련 종합대책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