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현재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당정 일체를 강조했다.
1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저녁 이 전 대통령 내외를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부부 동반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부부도 함께했다.
만찬은 오후 6시 30분부터 노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많은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 방한 당시 한-UAE 관계 초석을 이 전 대통령이 놓았다고 말하자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공감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이번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기업 경영자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UAE 바라카 원전 사업 수주에 앞장서는 등 원전 및 방산 수출, 자원외교 등에 역점을 뒀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한우 갈비구이, 갓 지은 솥 밥, 소고기 된장찌개가 올랐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이, 전채요리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 디저트로는 과일이 준비됐다.
윤 대통령 부부는 만찬 후에도 직접 이 전 대통령 내외를 배웅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