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과 화천군의회는 13일 오전 화천댐 인근 간동면 구만리 파로호 선착장 전망대에서 화천댐 피해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열린 집회에서 40여개 사회단체 회원 500여명은 '군민들을 무시한 정책결정'에 대한 분노를 남김없이 쏟아냈다.
참석자들은 35도 웃도는 폭염속에도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일방적인 화천댐 용수 사용 결정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외치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국가를 위한 의무를 다하는 이 나라의 국민인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의 낮은 쪽 가장자리에서 언제 끝날지 모를 불안한 삶을 이어갈 이유는 없다"며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부와 화천댐 관리주체들의 답변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발전은 누구나 바라지만, 댐 소재지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화천댐으로 인한 상처가 그대로 방치되는 현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용수 사용을 결정한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최문순 화천군수는 "정부와 수자원 관리 주체들은 화천댐 용수로 이득을 보는 특정 지역이나 기업을 위해 화천군민들의 피해가 언제까지 지속돼야 하는지, 무조건 피해를 보는 것이 합당한지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류희상 군의장은 "화천댐으로 인해 연간 수백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민들로부터 ‘차라리 화천댐을 없애라’는 성토가 나오는 것은 지극히 필연적 현상"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기호 국회의원은 "발전용인 화천댐을 다목적댐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며 "화천댐 용수 사용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법 개정 과정에서 반드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문순 군수와 류희상 군의장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화천댐 용수 반도체 산단 공급 저지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성명서에는 화천댐 용수 사용에 대한 화천군과 군민들의 명확한 입장과 대정부 요구사항 등이 간명하게 담긴다.
첫째, 정부는 차라리 화천지역에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화천군에는 수백만 평의 부지가 있으며, 정부가 요청할 경우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기꺼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특히 화천군은 필요할 경우 수백만 평에 달하는 군유지도 제공할 의사를 내비쳤다.
둘째, 화천댐으로 빚어진 피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즉시 시행하라며 정부가 기어이 화천댐 물을 사용하겠다면, 먼저 화천댐이 오랜 시간 화천군민에게 안겨준 피해와 아픔을 달래고, 합당한 보상 논의부터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셋째, 화천댐 용수로 이득을 보는 특정 지역이나 기업을 위해 화천군민들의 피해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지, 무조건 피해를 보아야 하는지 과연 그것이 합당한지에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제 앞에 놓인 선택의 여지는 없다며 군민의 생존권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반대할 것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