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바둑기사’라는 오보가 속출했던 ‘홀덤 선수’가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인 아내에게 심사를 받고 ‘아마6단’을 획득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해당 프로기사는 현재 한국기원 이사로 재임 중이다.
1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을 위주로 전국 154개 홀덤펍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다 구속된 A씨는 프로기사 신분인 아내에게 단증을 인허받았다. A씨가 획득한 단증은 ‘6단증’으로, 이는 아마추어가 인허 제도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최고단이다. 7단은 전국대회 우승 등 경력이 필요하다.
A씨는 아마6단 발급 당시 아내인 B씨와 함께 바둑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공식 바둑대회 입상 경력 등 바둑과 관련된 이력이 전무했던 A씨는 아내의 도움으로 6단을 획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의 기력이 아마6단 인허를 받기에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A씨가 단증을 인허 받은 기록은 있지만 심사와 관련된 어떤 기록도 없는 상태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심사 당시 A씨와 프로기사인 B씨 부부가 대국한 기보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단증은 프로기사와 대국 심사로 진행되고, 한국기원에서는 치수만 제시하고 있다”면서 “B프로기사가 A씨의 기력을 인허해 6단증이 발급됐다”고 밝혔다. 한국기원 공인 아마6단증 발급 비용은 160만원으로, 바둑계에서는 ‘사실상 영업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공인 단증을 바둑 실력 검증을 통해 발급하는 것이 아니라 ‘인허료 수입’을 얻기 위해 남발하고 있어서다.
한편 구속된 A씨는 2022년 11월 서울 강남구 소재 홀덤협회를 만든 이후 부산을 위주로 전국 154개 홀덤펍과 회원사 협약을 맺고 지난 4월까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