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우리은행 부당대출, 경영진이 책임져야”

이복현 “우리은행 부당대출, 경영진이 책임져야”

기사승인 2024-08-25 10:26:40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권 여신거래 안심차단 시행 관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운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일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대출 보고를 받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만큼 경영진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복현 원장은 25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전 회장의 친인척 대출 의혹과 관련해 임 회장과 조 행장도 결과에 따라 처벌과 제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법상 할수 있는 권한에서 최대한 가동해서 검사와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법상 보고를 제 때 안한거는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회장의 매우 가까운 친인척 운영회사에 대규모 자금 공급이기 때문에 상식적인 수준에서 은행 내부에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임 행장, 신임 회장이 오신 이후 1~2년에 가까운 시절이 지난 은행 내부에서 감사를 통해(경영진에) 알려졌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늦장 수습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새 지주 회장, 행장 체제에서 1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수습 방식이 과거 구태를 반복하고 있어 강하게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전 회장의 불법에 국민들이 은폐할 수 있다고 오해할 수 있도록 처리한 점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신뢰를 갖고 우리금융, 우리은행을 보기보다는 숨길 수 있다는 전제하에 검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에도 이복현 원장은 우리은행의 부당 대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기관이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했다면 계좌추적권과 검사권 등이 있는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에 의뢰했어야 한다”며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면서 “유사한 행태를 보이는 금융회사에 대해 시장에서 발을 못 붙일 정도로 강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등 엄정한 잣대로 감독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 등에 총 616억원의 대출을 내줬다는 사실을 검사에서 적발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 중 350억원 가량은 부당 대출로 판단했다.

이후 금감원이 제보를 바탕으로 지난 6월 현장 검사에 나섰고, 우리은행도 심화 검사(2차)와 금감원 현장 검사 대응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확인해 사문서 위조와 배임 등 혐의로 관련 임직원을 8월9일 경찰에 고소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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