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인플레이션 상황이 목표에 가까워졌다며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여기에 파월 의장은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에 대한 가능성도 표현했다.
파월 의장은 23일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현재 고용시장은 이전 과열 상태에서 상당히 냉각됐다”며 “정책 제약을 적절히 조정하면 경제가 강력한 고용시장을 유지하며 2%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 증가는 여전히 견실하지만 둔화했다”며 올해 구인 건수가 감소했고, 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강한 고용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안정적으로 2%에 복귀할 것이란 확신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파월 의장은 ‘빅컷’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정책 전환)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는 나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초 발표되는 8월 고용시장 보고서가 예상보다 좋지 않으면 금리 인하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같은 파월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은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테슬라(4.59%), 엔비디아(4.55%) 등 대형 기술주들은 금리 인하로 인한 수혜 기대로 이날 주가가 급등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3.19% 급등했다.
국제 금값은 상승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44분께 전날보다 1.2% 상승한 온스당 2512.6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9.02달러로 전장보다 1.80달러(2.3%) 올랐다.
이에 대해 리건 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이넌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 연설 후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완화 기조로 완전히 180도 선회한 것은 아니지만 90도 정도로 회전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