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전설’ 다니엘 산체스, 12전13기 끝에 PBA 정복

‘당구 전설’ 다니엘 산체스, 12전13기 끝에 PBA 정복

‘하노이 오픈’서 엄상필 꺾고 프로당구 첫 우승
SY바자르 하노이오픈 결승서 엄상필에 4:2 勝
3세트까지 애버 3.461 맹폭…엄상필도 맹추격
6세트 ‘하이런 7점’으로 쐐기…21번째 ‘챔피언’
‘웰컴톱랭킹’ 128강 애버리지 2.750 김영섭

기사승인 2024-08-27 09:39:39
우승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된 다니엘 산체스. PBA

‘스페인 3쿠션 전설’ 다니엘 산체스(50·에스와이)가 프로당구 첫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 하노이그랜드플라자호텔서 26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내린 ‘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결승전서 산체스는 세트스코어 4:2(15:2 15:3 15:6 13:15 2:15 15:6)로 엄상필(우리금융캐피탈)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대회 정상에 오른 산체스는 우승 상금 1억원을 받았다.

산체스의 PBA 입성 후 첫 번째 우승컵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수십년간 3쿠션 월드컵 15회 우승, 세계3쿠션선수권 4회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지 1년 4개월 만이다. 첫 시즌 9개 투어에서 거둔 최고성적이 32강이었을 정도로 ‘세계 최강’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달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서 “지난 시즌의 경험이 올 시즌의 최고 무기가 될 것”이라는 스스로의 말을 증명했다. 그는 2차전(하나카드 PBA 챔피언십)서 처음으로 16강 무대를 밟은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선 강동궁(SK렌터카) 이충복(하이원리조트) 륏피 체네트(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 등 PBA 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PBA 역대 스물 한 번째 우승자가 됐다.

반면 PBA 원년 2019-20시즌 5차 투어(메디힐 챔피언십) 이후 4년 9개월 만에 결승 무대를 밟은 엄상필은 역시 프로 첫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다니엘 산체스. PBA

앞서 열린 준결승전부터 고조의 컨디션을 보이던 산체스는 결승전도 초반부터 빠르게 리드를 잡았다. 1세트를 단 2이닝만에 끝내더니, 2,3세트를 5이닝, 6이닝만에 마무리하는 등 맹폭을 휘둘렀다.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애버리지 3.461을 기록했다. 역대 결승전 최고 애버리지(3.550) 기록까지 넘볼 수 있을 정도였다. 

1세트 후공으로 나선 산체스는 1이닝째 3점, 2이닝째 하이런 12점 장타로 15:2로 단 2이닝만에 세트를 끝냈다. 2세트도 1이닝 4득점, 2이닝 하이런 8점으로 12:0, 5이닝만에 15:3으로 마무리했고, 3세트 역시 첫 이닝 하이런 7점을 앞세워 6이닝만에 15:6으로 순식간에 세트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패배 직전에 몰린 엄상필도 반격했다. 4세트 5이닝 공격 전까지 8:13으로 밀리던 엄상필은 산체스가 2이닝 연속 공타로 돌아선 기회를 놓치지 않고 5이닝째 3점으로 11:13, 6이닝째 4점으로 15:13으로 역전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한 숨 돌린 엄상필은 5세트 첫 이닝 공격을 무려 4개의 뱅크샷으로 연결하는 등 첫 공격을 하이런 9점으로 마무리했다. 이어 4이닝까지 공타 없이 남은 6점을 채워 15:2로 승리, 세트스코어 2:3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결승전에서 일진일퇴 명승부를 펼친 엄상필. PBA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은 엄상필이 6세트도 4이닝까지 6:3으로 리드했다. 그러나 산체스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산체스는 3이닝 연속 공타로 돌아섰으나 5이닝서 하이런 7점을 내며 10:6 역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산체스는 돌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6이닝째 2점으로 12:6, 7이닝째 3득점을 채워 15:6 경기를 매듭지었다. 세트스코어 4:2 산체스의 우승.

산체스는 우승 직후 “지난 시즌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금껏 해왔던 대로 연습을 했지만, 128강, 64강에서 탈락하고, 승부치기에서 모두 지는 등 심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그렇지만 나는 계속해서 노력했다. 우승 직후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긴장감이 해소됐다. 지금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감정이 몰아치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딛고 우승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결승전 축하 공연에 나선 프바걸스. PBA

한편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128강서 애버리지 2.750을 기록한 김영섭에게 돌아갔다.

PBA 첫 글로벌 투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4차 투어는 오는 9월10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서 열린다.

왼쪽부터 에스와이 홍성균 부회장, 우승자 다니엘 산체스, 준우승자 엄상필, PBA 장상진 부총재. PBA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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