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과 피해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여성가족부(여가부)는 28일 오후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폈다. 이날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예방 및 피해자 지원방안에 대해 긴급 점검하는 자리도 가졌다.
강도현 과기부 제2차관과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이날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삭제지원시스템 운영 현황 등을 청취했다. 이후 딥페이크 성범죄를 탐지하고, 사진 한 장으로도 허위영상물을 추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방안 등에 대해 양 부처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여가부 산하기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설치된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상담(365일)과 피해촬영물에 대한 삭제를 지원하고, 수사 및 무료법률지원 연계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개소 후 지난해 말까지 총 3만2000여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피해촬영물 상담 및 삭제, 수사·법률·의료 연계 지원 등 총 100만4000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강 차관은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며 “과기부는 모두를 위한 안전한 디지털 사회를 구현해야 하는 임무가 있는 만큼, 여가부와 협력해 딥페이크 성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빠르게 지원할 수 있는 기술개발, 새로운 사업 기획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차관도 “디지털 기술을 악용해 갈수록 정교해지는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며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빠르게 탐지할 수 있는 삭제시스템 고도화 등 현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중심으로 과기부와 협력방안을 논의하여 건전한 디지털 환경을 함께 조성해 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도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 국내 플랫폼은 물론 텔레그램, 페이스북, 엑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도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같은 날 긴급 전체 회의를 소집하고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는 물론 글로벌 사업자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신속한 영상 삭제 차단 조치와 자율적인 규제를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 서버가 있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체 중 국내 공식 협의체가 없는 사업체에 대해서는 면대면 협의 채널을 끌어내 상시적인 협의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시정요청 협력 대상에 등재돼 있지 않은 텔레그램을 향후 공식 등재해 자율 삭제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행법과 심의 규정 미비로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의 제작이나 소지, 유포 등에 대한 처벌이 미약해 관련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보완 입법을 관계기관에 건의하기로 했다. 현행법은 아동 성착취물의 경우 소지 또는 유포만 해도 처벌할 수 있게 돼 있지만 디지털 성적 허위영상물의 경우 관련 규정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최근 텔레그램을 통한 딥페이크 영상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인 등의 얼굴을 합성해달라고 요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등학생 등 미성년자, 교사, 여군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100여곳이 넘는 ‘피해 학교 명단’ 등이 돌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딥페이크 영상물이 SNS를 통해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며 “디지털 성범죄에 강력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