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전 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다만 의제 조율이 계속해서 이뤄지지 않자 민주당은 ‘회담 무산’ 카드를 꺼내 한 대표 압박에 나섰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대표 회동 날짜는 내달 1일과 7일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를 앞둔 29일과 30일 양당이 각각 연찬회와 워크숍을 진행하는 데 직후 만나는 것이다. 민주당에선 내달 1일 회동하는 것을 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회동 날짜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의제 조율의 난항이 있다. 민주당은 △채해병특검법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 △지구당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쟁중단 △민생회복 △정치개혁을 꺼냈지만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회담 무산 분위기를 보이며 한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회담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적이라며 무산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대표에게 실익이 없는 회담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28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대표로 취임하고 한 달 만에 제3자 채상병 특검법 발의 등을 엎어버린 상황이 벌어졌다”며 “우리 당은 이런 대표 회담을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의제에 대해 아무런 진전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회담을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회의가 강하게 든다”며 “정국을 뚫자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대표회담인데 각자의 입장을 평행선처럼 주장하고 말 거라면 국민에게 절망만 안겨줄 회담”이라고 직격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한 대표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낸다기 보다 상징적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임을 희망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김영진 의원은 “이 대표가 한 대표와 회담을 하는 건 이 대표가 손해 보는 회동과 협상”이라고 했다.
반면 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의제로 올려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금투세에 대해선 민주당 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어 여론 형성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전날 한국거래소 간담회에서 “금투세 폐지는 국내 주식시장의 수요 기반을 견인해나갈 수 있는 상징적 시그널이 될 수 있다. 다만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민주당은 당대표, 정책위의장 입장이 다르다”며 금투세 폐지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에게 “대표회담은 1일로 잡혀요. 어제 전화 와서 오늘 보고 확정키로”라면서도 “여전히 줄게 없어서”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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