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서태건호 출항…쌓인 과제 만만찮네

게임위 서태건호 출항…쌓인 과제 만만찮네

지난 22일 선출 후 공식 임기 시작
게임 잔뼈 굵어…“조용한 리더십”
확률형 아이템‧등급분류 기준 개선 등 과제

기사승인 2024-08-31 06:00:06
2023년 8월 열린 ‘2023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에서 서태건 당시 BIC 조직위원장이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게임물관리위원회 신임 위원장이 부임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확률형 아이템, 게임물 등급분류 기준 등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태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 신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용자 권익 보호’와 ‘창의적 게임 제작·유통에 주력할 수 있는 산업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민간등급 분류제도 안정적 정착, 게임물의 윤리성·공공성 확보 등 게임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서 위원장은 게임에 잔뼈가 굵다. 지난 2004년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본부장으로 부임했으며 2005년 열린 1회 ‘지스타’부터 함께 해왔다. 2018년 가천대학교 게임대학원장, 2021년 월드사이버게임즈(WCG) 대표이사 등을 거쳐 지난 2024년에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관련 활동을 오래 지속해온 분이다. 조용한 리더십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오히려 산업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게임사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다. 입증 책임은 게임사에 있다. 게임위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으로 정부와 산업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복잡한 위치에 놓여있다.

게임물 등급분류 기준 개선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앞서 한국규제학회는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 개선 방안 연구’에서 현행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가 경직되고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심의위원 전문성 부족과 내용수정 신고 절차가 게임 개발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들도 등급분류 과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처음으로 게임위와 이용자가 한 데 모여 진행한 소통 토론회에서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 회장은 “등급분류 과정이나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이용자가 의견을 내면 만족도는 물론 게임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게임위에 대한 낮은 신뢰도 또한 극복 과제다. 특히 등급분류와 관련해 논란이 빈번히 일었다. 지난 2022년에는 넥슨 ‘블루 아카이브’ 이용 등급을 15세에서 청소년 이용 불가로 상향해 국정감사서 “등급 분류 과정에 대해 이용자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앞서 2017년 ‘뉴 단간론파 V3’ 등급거부 심의 회의에서는 등급 분류 이유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기도 했다. 회의록 역시 공개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야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위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해 관계자들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적극적으로 여러 이용자와 교류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책 기조에 따라 변동이 컸다. 일관성 있게 과제들을 해나갔으면 하고, 이를 위해 안정적인 시스템이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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