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원격근무자 웹캠 도입 논란…“개인정보 침해” vs “기술유출 방지”

삼성D, 원격근무자 웹캠 도입 논란…“개인정보 침해” vs “기술유출 방지”

기사승인 2024-08-30 17:58:00
삼성디스플레이. 연합뉴스

삼성디스플레이가 오는 2일부터 사외 원격 접속프로그램(VDI)에 ‘카메라 촬영방지 솔루션’을 적용한다. 사측에서는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에서는 재택근무자 등의 사생활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동조합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음 달 2일부터 외주사에서 근무하는 부서인 △RC운영그룹 △FAB품질그룹 △Cell기술팀 △ME팀 등을 대상으로 웹캠을 지급, 사외 VDI 시스템 카메라 촬영방지 기능을 적용한다. 

해당 부서들은 2일부터 VDI에 최초 접속 시 개인정보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서명하지 않으면 VDI에 접속하지 못해 일할 수 없다. 이후 안면등록을 진행, 안면인식을 통한 로그인 및 자리 이석 등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모니터 화면을 촬영하거나 자리를 비울 경우, 안면인식 등록자가 아닐 경우 모니터 화면이 잠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같은 시스템을 1개월간 시범 운영한 후 대상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외주사 근무부서뿐 아니라 국내·해외 출장, 업체 파견, 재택근무자 등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노조에서는 “업무 보안상의 목적으로 대상자들에게 웹캠 설치에 대한 개인정보 동의를 강요하는 것에 대한 직원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며 “원격 근무를 진행하는 대상자의 근무 감시 및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기술 유출은 고위급 임원에게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며 “보안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사측에서는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입장이다. 세계 최첨단 기술을 가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중국 등 해외로의 기술유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술이 한 번 유출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또한 새로운 시스템 도입은 적용을 받는 일부 직원에게 설명한 후 동의를 구했기에 문제 되지 않는다고 봤다. 웹캠을 통한 영상도 저장되지 않는다. 사진 촬영 행위 탐지 시점의 화면과 로그인 사용자와 다른 타인이 사용할 시에만 화면이 저장된다. 

지난 2022년 삼성전자 직원이 재택근무 중 전자문서 등 회사 보안자료에 접근, 기밀을 유출하려고 한 사건이 적발됐다. 당시 직원은 원격업무시스템을 연 후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면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첨단 기술을 보유, 유출을 우려하는 업계에서는 원격업무시스템에 ‘렌즈감지 기술’과 ‘워터마크 기술’ 등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촬영 시 렌즈를 자동으로 인식해 화면을 끄거나, 사용자의 중요 정보를 표시하는 방식 등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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