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이산 모노레일, 개장 2년 만에 이용객 20만 명 넘어서
- 노동당사, 철원역사문화공원, 근대문화거리 볼거리 풍성
소이산 전망대에 서다.
“운이 좋으신 분들이네요. 오늘 같이 맑은 날은 일 년에 열흘도 채 되지 않아요” 소이산 전망대에서 관광객들을 맞이한 문화관광해설사의 첫 멘트이다. 소이산은 해발 362미터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철원평야와 비무장지대 너머 북녘 땅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소이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철원·평강평야는 약 6천만 년 전 현무암 화산 분출로 생긴 용암대지로 넓은 평야가 잘 발달되었다. 황금벌판으로 물든 철원평야가 한 눈에 들어오는 소이산 전망대에서는 백마고지, 삼자매봉, 고암산, DMZ 남방한계선 넘어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 펼쳐졌다. 황금벌판 뒤로 녹음이 울창한 곳은 궁예의 꿈이 서린 태봉국 도읍지로 남과 북 어디에서도 접근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 되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넓은 평야를 바라보며 우뚝 솟은 소이산은 고려 시대부터 외적의 출연을 알리던 제1로 봉수대가 위치한 공간으로 한국전쟁 이전 화려했던 구 철원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을 철원역사의 중심”이라며 “또한 소이산은 생태숲 녹색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설명한다.
소이산 전망대에서 만난 이석준(15) 군은 “모노레일 타고 친구들과 함께 올라왔는데 넓은 들판을 보니 답답했던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라며 “저 멀리 보이는 산들이 모두 북한 땅이라고 하는데 역사는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왕래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황금벌판을 이룬 철원평야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멀리 콤바인과 트랙터의 기계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소이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넓은 들판은 민간인 통제지역(민통선)으로 사전에 출입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최북단 철원은 추수 시기가 다른 지역보다 빨라 8월 말부터 시작해 한 달 정도 추수를 한다.”면서 “소이산 전망대는 황금벌판을 이룬 지금이 일 년 중 가장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고 말한다.
인천에 거주하는 아들 부부와 함께 철원을 찾은 한 여성 관광객은 “강원도는 산 밖에는 없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넓은 평야지대가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날씨가 좋아 북쪽 지역까지도 보이고 철원에 오길 잘했다”고 말한다.
철원평야는 한국전쟁 시 철원평야 확보를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을 정도로 곡창지대이며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철원 오대쌀은 최고의 미질을 자랑한다. 완벽하게 편평한 지형은 쌀농사를 위한 논을 만들기 좋다. 이 넓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은 강원도 쌀 생산량의 약 20%에 이른다. 이 지역에 농사가 잘되는 이유가 또 있다.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현무암은 흙으로 변할 때 아주 비옥한 땅을 만든다. 현무암에서 공급되는 다양한 성분은 벼에 아주 중요한 영양분이 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나는 쌀은 밥맛이 좋다.
소이산모노레일
옛 철원역을 재현한 철원역에서 승하차하는 소이산 모노레일이 개장 2년여 만에 이용객 20만 명이 넘어서는 등 철원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소이산 모노레일은 철원역사문화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다. 소이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모노레일로 왕복 1.8km로 운영(유료) 중이며 소이산 철원평야(재송평)의 너른 들녘 풍경을 관람할 수 있다. 모노레일을 이용허면 소이산 전망대까지 쉽게 오를 수 있으며, 내려올 때는 노동당사를 비롯해 역사문화공원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상하 여닫이 2단 통창으로 된 유리 가림막과 천정까지 통창으로 만들어진 모노레일은 8명이 탑승할 수 있다. 시간당 7분 간격으로 8회 차 4대가 운영되고 소요시간은 대략 10여 분이다. 의외로 레일의 경사도가 심해 오르막 경사에서는 파란 하늘과 구름이 한눈에 들어오고 내리막에서는 녹색 숲 속으로 빨려들어가 앞 뒤 좌석에서 탄성이 쏟아진다. 안전벨트는 반드시 착용해야하지만 스릴만점이다.
소이산 주변에 조성된 철원역사공원은 옛 철원 시가지가 번창하여 금강산을 갈 때 사람들이 들렀던 시기를 회상하며 만든다. 즉, 금강산으로 가던 사람들이 철원역에서 내려 물건을 사고 다시 기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가던 시절을 재현한 사업이다.
승강장에 도착해 5분 정도 오르면 전망대 쉼터가 나오고 해설사가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그 후 10여 분 더 오르면 한탄강 지질공원 내에 있는 소이산 정상 전망대에 도착해 드넓게 펼쳐진 철원평야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정상전망대는 아쉽게도 공사 중이어서 현재는 출입이 불가하다.
철원역사문화공원
철원역 길 건너편 노동당사 앞에 조성된 철원역사문화공원은 옛 철원 시가지를 축소해 재현한 근대문화거리로 철원역과 철원공립보통학교, 철원금융조합, 강원도립철원의원, 영화관, 약국 등 철원 근·현대사에 실존했던 건물들이 세워져 있다. 근대문화거리 옆에는 난전을 만들어서 옛 시장을 재현하고 일반 판매점과 식당도 만들어서 운영을 한다.
노동당사를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밝은표정으로 인력거 체험을 하고 있다.
철원역 주변의 철원역사공원은 옛 철원 시가지가 번창했던 시절 금강산으로 가던 사람들이 철원역에서 내려 물건을 사고 다시 기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가던 시절을 재현했다. 상징적으로 일제 강점기 당시 철원 시가지의 약 5% 정도인 150m의 공간에 시가지 거리를 만들었다.
일제강점기 중요한 교통수단의 하나인 인력거 체험과 함께 철원토성과 초가집 등을 조성하여 옛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옛 시가지를 천천히 돌아보면서 철원에서 생산되는 물건을 살 수 있으며, 먹거리와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복합적인 구성으로 조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