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스프링부터 5시즌 동안 이어진 젠·티 구도가 무너졌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T1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아울러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티켓도 따냈다.
한화생명은 7일 오후 3시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플레이오프 4라운드(결승 진출전) T1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2016 서머(락스 타이거즈) 이후 8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한화생명’ 네이밍으로는 최초다. 함께 롤드컵 진출 역시 확정했다. 스프링·서머 합산 챔피언십 포인트는 150점으로 T1과 동일하나, 서머 포인트 우선 규정에 따라 최소 2시드를 확보하게 됐다.
반면 7시즌 연속 결승 진출을 노렸던 T1은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결승 티켓을 얻지 못했다. 한화생명과 챔피언십 포인트 경쟁에서 뒤진 T1은 디플러스 기아와 롤드컵 3시드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T1이 1세트부터 변칙 픽을 꺼냈다. ‘페이커’ 이상혁이 커리어 처음으로 ‘미드 케이틀린’을 꺼냈다. LCK 역대 최초이기도 했다. 20분이 넘어가던 시점, T1의 대치 구도 강점이 드러났다. 23분 먼 거리에서 케이틀린과 직스 궁극기를 활용하며 최현준을 처치했다. T1은 수적 우위를 살려 바론 버프까지 손에 쥐었다.
너무 신이 난 걸까. T1은 곧바로 다음 전투에서 한화생명에 대패를 당해 승기를 내줬다. 무리한 플레이가 화근이었다. T1은 24분 드래곤을 처치한 뒤 도주하는 한화생명을 쫓았으나 오히려 한화생명 포위망에 걸렸고, 일방적으로 3데스를 당했다. 기세를 탄 한화생명은 29분 에이스(5인 제거)’를 띄운 후 그대로 진격해 1세트를 매듭지었다.
2세트는 ‘페이커’ 이상혁의 무대였다. 뚫으려는 T1과 버티려는 한화생명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T1은 바론을 2번이나 잡았으나 승기를 굳히지 못했다. 오히려 36분께 한화생명 반격을 허용하며 3대5, 불리한 구도를 맞이했다.
한화생명 챔피언들에게 둘러싸인 상황. 하지만 이상혁은 특유의 침착함으로 위기를 타개했다. 먼저 깊게 들어온 ‘도란’ 최현준과 ‘딜라이트’ 유환중을 정리했다. 이어 딜러진까지 무너뜨리며 쿼드라킬을 올렸다. 이상혁의 폭발적인 딜링이 빛난 순간이었다. T1은 넥서스를 깨고 2세트를 가져왔다.
향방을 가를 3세트, 한화생명이 T1을 압도했다. 10분께 유충 교전에서 ‘피넛’ 한왕호가 궁극기로 판을 깔았다. ‘제카’ 김건우와 ‘바이퍼’ 박도현이 안정적인 포지션을 잡고 딜을 쏟아냈다. 한화생명은 이 교전에서만 4킬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후반 캐리를 담당할 스몰더가 과성장했다.
승기를 잡은 한화생명은 23분 상대 3인을 끊고 내셔 남작을 처치했다. 바론 버프를 두른 한화생명은 다음 턴에 돌진해 경기를 매듭지었다. 한화생명이 세트스코어 2-1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궁지에 몰린 T1이 5세트 극단적인 조합을 꺼냈다. 코르키-니달리-트리스타나-직스-레오나로 조합을 꾸렸다. 서폿을 제외하면 탱커가 없는 조합이었다. 한화생명은 역시나 스몰더를 중심으로 조합을 짰다. 나서스-세주아니-스몰더-진-뽀삐로 맞받아쳤다.
한화생명은 4세트 기세를 이어 5세트도 기분 좋게 출발했다. ‘페이커’ 이상혁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데스를 안겼다. 한화생명은 2용 스택을 쌓는 등 스노우볼을 순조롭게 굴렸다. 다만 T1도 포탑 공성 강점을 살려 골드를 역으로 리드하는 등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팽팽하던 중후반, 한화생명이 드래곤 영혼을 완성하며 미세하게 우위를 점했다. 불리해진 T1은 바론 버스트 승부수를 띄웠다. 이때 ‘피넛’ 한왕호가 극적인 스틸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상대 진영을 갈랐고, 4킬을 추가했다. T1은 한화생명의 조합 강점을 이겨내지 못했다. 3억제기를 민 한화생명은 35분 한타 대승을 거둔 뒤 넥서스를 파괴했다. 젠지와 T1의 구도가 6시즌 만에 끝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