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간신히 이겼다. 승리하긴 했으나 얻은 숙제가 더 많았던 경기였다. 세밀하지 못했던 전술과 불안한 수비 속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이 놀라운 개인 기량을 선보였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2차전 오만과 원정경기에서 황희찬의 선제골, 손흥민의 역전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지난 5일 팔레스타인전을 0-0으로 비긴 한국은 이날도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며 힘겹게 승리했다. 홍 감독은 10년 만의 복귀 승을 챙겼다. 손흥민이 모든 골에 관여하며 1골2도움으로 원맨쇼를 선보였다. 황희찬과 이강인도 각각 1골, 1도움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후반 44분 교체로 들어온 주민규가 쐐기골을 넣었다.
이날 홍 감독은 직전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무려 5명을 바꾸는 강수를 뒀다. 최전방에는 오세훈이 나섰다.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이 2선으로 출격했다. 중원은 박용우와 황인범이 책임졌다. 이명재,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수비진을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황희찬이 골문을 열었다. 전반 9분 사이드에서 손흥민이 황희찬에게 볼을 건넸다. 황희찬은 중앙 박스 앞에서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가져가 오만 골문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황희찬 특유의 황소 같은 슈팅력이 빛났다. 황희찬이 홍명보호 첫 골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전반 초중반,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다만 간간이 수비진 실수가 나오면서 순간적으로 상대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윙백이 전진해서 공격에 가담하는 만큼, 사이드 수비가 불안한 점 역시 드러났다.
한국 공세를 버틴 오만은 전반 중반 이후부터 한국을 압박했다. 한국 수비진은 허술한 압박으로 상대에게 공간을 제공했다. 수비 간격이 벌어지면서 하프 스페이스 지역을 내주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 1분, 한국 수비 불안이 여실히 드러났다. 오른쪽 수비를 맡은 설영우는 본인 마크 지역이 뚫리자 무리한 태클을 가해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프리킥 기회를 잡은 오만은 날카로운 킥, 헤더를 통해 한국 골망을 열었다. 정승현의 자책골로 기록되며 아쉬움을 더했다.
전반을 1-1로 마친 한국은 후반 6분 비디오 판독(VAR) 결과에 울었다. 손흥민이 오만 수비진에 밀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그러나 주심은 3분간 VAR 끝에 페널티킥 선언을 취소하고 오만의 소유권을 선언했다.
한국은 세밀한 전술의 부재로 공격 작업에 애를 먹었다. 정교하지 못한 공격 때문에 공을 내주기 일쑤였다. 신이 난 오만은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을 위협했다.
여기서 손흥민이 그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후반 37분 이강인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환상적인 턴을 통해 수비를 벗겨냈다. 이후 침착하게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때렸다. 공은 오만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위치로 빨렸다. 손흥민의 골 덕에 한국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16분. 손흥민의 역전골로 급해진 오만은 동점을 위해 공세를 펼쳤다. 이를 역으로 이용한 한국은 역습을 통해 공격을 풀어갔다. 뒤늦게라도 유효 슈팅을 쏟아냈다.
추가시간 11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역습 과정에서 손흥민이 슈팅을 퍼부었다. 이를 오만이 막아내자, 손흥민은 뒤따라오던 주민규에게 패스했다. 주민규는 수비가 없는 곳으로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을 기록했다. 오만은 남은 시간 이렇다 할 공격을 보이지 못했다.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3-1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