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규모 시행사에 대한 갑질로 도마에 올랐다.
7일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22대 국회 국정감사 첫날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국토위 의원들은 전 대표를 상대로 포스코이앤씨가 RNR물류를 상대로 한 이른바 ‘갑질’ 의혹과 관련해 질의했다.
포스코이앤씨와 시행사 RNR물류는 계약을 맺고 경기 평택시 청북읍 소재 6만7652㎡ 부지에 들어선 대형 물류센터 ‘평택물류센터’를 조성했다. 총 사업비는 약 2000억원이다. 그러나 준공 지연으로 인해 RNR물류가 채무액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시행사 RNR물류의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RNR물류 대신 상환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액 1250억원을 근거로 주식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의원들은 해당 상황에 대해 대형 시공사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포스코이앤씨는 평택물류센터 공사를 7차례 공기연장했다”며 “제때 공사해야 시행사가 분양해서 금융비용 상환하는데 시행사가 상환 못하는 상황에 놓이자 포스코가 대위변제를 통해 변제하고 주식을 가져갔다. 대기업이 자금력 약한 시행사 뺏어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중선 포스코 사장은 “오해다. 시행사측은 물류센터 준공 1년 지연된 게 모든 실패 책임이라며, 시공사에게 원인 있다고 하지만 저희는 그와 의견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행사는 공기 연장으로 인해 채무 미이행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참고인으로 나온 이헌석 RNR물류 대표이사는 “공사가 일단 너무 늦었다. 지난해 8월말(2회지연 준공시점) 공사를 마치기로 했는데 올해 2월에서야 완공됐다”며 “대출 만기까지 1개월 밖에 시간이 없었고 여러 차례 공기 지연으로 인해 매각, 담보대출 등 모두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결국 대위변제 후 주식 소유권을 가져갔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2021년 2월에 포스코랑 시행사 계약 후 2023년 3월15일에 준공하기로 약속했다. 시행사는 준공 후 건설비용을 내기 위해 분양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시공사가 두 차례 준공을 미루면서 시행사가 분양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8월 책임준공을 또 미루는데 시행사 동의없이 시공사와 은행이 대위변제 조건 걸고 연장했다”며 “올해 3월에 대출 상환을 한 달 앞둔 2월 공사 완료 후 시행사에 한 달 만에 1250억원 가져오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대표는 “시행사는 공기 연장과 관련한 책임을 모두 시공사에 미루는데 공기 연장의 원인은 다양하다”며 “해당 일정에 대해 시행사에서 충분히 알고 있어 맞게 대응할 필요 있었다”고 해명했다.
포스코이앤씨와 시행사 RNR물류는 감정 평가액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이 대표이사는 “세 차례 걸쳐 일관되게 2700억~3000억원에 감정평가를 받았다”며 “최초공사비 1386억이나 자재비 인건비 상승 감안해 포스코 2000억 넘게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저희가 투자해서 받아야할 돈은 2623억으로 계산하고 있다. 물류센터 가치 2700~3000억원은 감정가격일 뿐”이라며 “물류센터 공급과잉으로 시장 침체돼 물류센터의 현재 가치 훨씬 낮다”고 반박했다.
의원들은 포스코이앤씨가 준공 지연으로 시행사의 재무적 어려움을 야기한 책임이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을 갑질로 보고 국토부의 대응을 요구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를 포함해 포스코그룹은 국민적 지원을 받아 성장한 회사인 만큼 이같은 경영행태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건설산업법에 따라 건설 분쟁조정위원회 있지만 당사자들이 안 받겠다 하면 사실은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도 “당사자들 분쟁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