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과 스마트 글라스의 만남”…한진이 그리는 물류 혁신 미래 [가봤더니]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의 만남”…한진이 그리는 물류 혁신 미래 [가봤더니]

한진, 물류 시연회 개최…드론·스마트 글라스 첫 선
물류 산업 전반 스마트 물류 기술의 혁신 기대
“기술 완성도 높여 내년 하반기 본격 도입할 계획”

기사승인 2024-11-14 13:44:19
한진이 드론으로 QR코드를 찍어 재고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사진=김한나 기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초속 30㎝의 속도로 드론이 주행한다. 드론은 아파트 4층 높이의 선반 사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전면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선반에 쌓인 팔레트 1500개의 재고 조사를 전부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창고 관리 시스템과 실시간 연동돼 현장 작업자 없이도 24시간 상시적 재고관리가 가능하다. 기존 진행돼 왔던 수작업보다 소요 시간을 대폭 단축한 것은 물론 시의성 향상과 에러 개선율도 높였다.

한진은 지난 13일 남서울종합물류센터에서 자사 산업 현장에 적용될 최신 스마트 물류 기술을 공개했다. 이날 시연에서는 드론이 창고 내 상품의 재고를 파악하고,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한 작업자가 상품을 피킹·패킹·배송하는 과정을 선보였다. 

이번 사업을 주도한 임재국 한진 디지털전략실장은 “드론이 QR코드로 스캔하는 속도가 초속 30㎝다. 향후 기술이 발전되고 스펙이 올라간다면 이것보다 빨라질 수 있다”면서 “드론이 20m 높이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설비했다”고 설명했다. 
 

한진이 선보인 스마트 글라스. 사진=김한나 기자

드론이 재고를 담당했다면, 스마트 글라스는 피킹·패킹·출고·집배송을 관리한다. 스마트글라스는 작업자가 직접 착용하는 지능형 안경이다. 제품 위치 파악을 비롯해 바코드 스캔을 통한 제품 정보 연동, 실시간 운송장 출력, 상차 제품 확인 등 전반적인 물류 과정에 단계별로 적용된다. 

스마트 글라스는 물류 작업자가 제품 운반 과정에서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관리 시스템과 연동도 가능해 수월한 작업을 돕는다. 특히 음성 지원 기능이 탑재돼 음성으로 시스템에 로그인하고, 배송 작업 시 주소를 말하면 배송 대상 목록과 수량이 자동으로 글라스에 표시된다. 배송 현황도 스캔만으로 고객에게 자동으로 문자가 발송된다.  

기존의 PDA, 종이, 핸드스캐너를 사용하던 수작업에 비해 작업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어 업무 소요시간은 줄이고 작업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보안 운송장은 바코드 형태로 모든 정보를 비식별화해 보호한다. 

아울러 주소 변환 API를 활용해 배송 정보의 정확성을 높여 주소 오류로 인한 오배송도 줄여준다. 영어 자동변역 기능도 지원돼 영어 주소를 한글로 번역해 쉽고 빠르게 배송도 가능하다. 한진은 스마트글라스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뿐만 아니라 고객 신뢰도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 기술이 보급됐을 때 해결 과제도 있다. 실내가 아닌 외부에 적용됐을 때, 센서가 햇볕에 영향을 받으면 QR코드가 오입력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임 실장은 ”직접 테스트를 하니 실제 작업을 할 때 제약사항이 있어 앞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남서울종합물류센터에서 진행된 한진 스마트 물류 기술 시연 공개 행사에서 조현민 사장(우측)과 노삼석 사장(좌측)이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진

한진은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를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첫 선을 보인 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보다 완성도를 높여 내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사장은 ”한진은 끊임없이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와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 왔다”며 ”물건을 보내는 고객과 현장에 있는 작업자에게 더 큰 가치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운을 뗐다.

조 사장은 ”드론은 쉽게 도입할 수 있기에 바로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지만 스마트 글라스는 아직 부족한 점도 있고 제품을 구하기도 어렵다”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 상황을 지켜보며 실제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거점 사업장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 계획도 밝혔다. 조 사장은 ”미국 화주들에게 기술을 보여주고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며 ”해외 거점의 핵심은 고객에게 항상 좋은, 가치있는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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