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이 난적 커제 9단을 ‘반집’ 차이로 꺾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진출했다.
15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에서 신진서 9단이 커제 9단에게 278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으로 반집을 남겼다.
커제 9단을 상대로 최근 8연승 중이던 신진서 9단은 이날 대국에선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신 9단이 격차를 줄여갔고, 커제 9단의 실수까지 더해지면서 승부는 반집차까지 줄었다. ‘눈 터지는 반집 승부’가 오랜 시간 펼쳐지면서 승률그래프가 흑과 백으로 시소를 탔지만 신 9단이 차분한 끝내기로 최종 반집을 남기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신진서 9단은 “느낌은 결승까지 둔 것 같은데 이제 두 판 이겼다(웃음)”면서 “수적으로 열세라 대진이 좋진 않지만 남은 대국도 내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임전소감을 밝혔다. 신 9단은 커제 9단과 상대 전적 격차를 14승11패로 벌렸다.
한편 함께 출전한 신민준 9단은 신진서 9단과 반대로 크게 앞서던 바둑을 역전패하며 중국 쉬자양 9단에게 승리를 내줬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크게 부진한 한국은 신진서 9단만 생존했고, 반면 중국은 8강에 7명이 오르는 초강세를 보였다.
16강 종료 후 열린 대진추첨 결과 신진서 9단은 오는 17일 ‘디펜딩 챔피언’ 딩하오 9단과 4강행을 다투게 됐다. 상대전적은 신진서 9단이 최근 5연승을 포함해 9승3패로 크게 앞선다. 나머지 3판은 중국 기사 간 대결로 펼쳐진다. 진위청 8단과 쉬자양 9단, 당이페이 9단과 리쉬안하오 9단, 롄샤오 9단과 셰커 9단이 맞붙는다.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 2시간, 1분 초읽기 5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