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을 맞은 ‘지스타 2024(지스타)’가 막을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지스타에는 21만명 이상 다녀갔다.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정치권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총 21만5000여명이 행사가 열린 부산 벡스코를 방문했다. 지난해 방문자수 19만7000명에서 9.1% 늘어난 수치다. 지스타 개막전부터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진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의 기대작들을 만나볼 수 있어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넥슨코리아가 메인스폰서로 참가해 개발 중인 ‘슈퍼바이브’,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 총 5종을 선보였다. ‘환세취호전 온라인’과 ‘프로젝트 오버킬’은 첫 시연 버전 공개이기도 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웹젠 ‘드래곤 소드’, 하이브IM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 등 개발 중인 작품을 시연할 기회도 마련됐다.
다만 게임산업 진흥에 힘쓰겠다던 정치권에서는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본격적으로 지스타가 시작하기 하루 전인 13일 열린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에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차관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참석해 “게임산업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유 장관은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은 물론, 지스타 첫날에는 제1전시장을 둘러보며 지스타 행사를 점검하기도 했다.
용호성 문체부 제1차관 역시 지난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4’에 방문해 지스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현장을 찾진 않았다. 당시 용 차관은 “지스타와 같은 국내 게임쇼도 기존 게임을 넘어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면 도쿄게임쇼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이들도 있었지만, 부스를 둘러보는 데 그쳤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14일 오전 개막식이 끝난 후 제1전시장을 찾아 부스를 돌며 살펴봤을 뿐이다. 직접 게임을 체험해보고 현장 목소리를 들은 건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정도다.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힌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했는데, 다소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전병극 당시 문체부 제1차관은 지난 5월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진흥 계획에 실린 구체적 방안을 실천하는 데 주력할 뿐만 아니라, 지속해서 업계에 계신 분들과 소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열리는 중요한 게임쇼다. 글로벌 확장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체부 장‧차관만 와줘도 관심이 좀 더 커졌을 거 같다. 그러면 행사 규모도 확대되고 참여하는 회사들에 대한 지원도 늘어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행사가 더 커지고, 해외 기업들도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가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이런 행보가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로 나아가는 첫 단추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