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정부 방안에 동의하기로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대해 깊은 논의를 거친 결과 지금은 추가적 제도 정비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며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일(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소득공제액 250만원을 초과하는 양도·대여 소득에 대해서는 20%(지방세 포함 시 22%)를 소득세로 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7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 시점을 2027년으로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정부와 뜻을 같이하며 야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 투기적 요소가 많다며 과세를 미룰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세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입장을 선회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금투세) 방안에 동의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금투세를 강행하는 게 맞지만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주식시장에 기대는 1500만명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주장해온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상속세 완화가 담긴 상속·증여세법도 부결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정한 예산 부수법안과 관련해서 “정부가 발의한 법안이 13개인데 이 중 여야 간 쟁점이 없는 8개 법안에 대해선 내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며 “5개 법안에 대해선 처리 방향을 놓고 오늘 추가 논의해 결정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의 전향적 태도가 있다면 추가적 협상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면서 “정부가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현재 감액한 것에서) 수정안으로 더 많은 감액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