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로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 가결을 촉구하는 인파로 가득 찼다. 현직 대통령을 규탄,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의 함성이 8년 만에 다시 거리에 울려 퍼졌다.
양대노총과 시민단체 등은 7일 오후 3시부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을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전날 집회 인원은 20만명으로 신고했다.
이날 국회의사당 정문부터 여의도공원 너머까지 여의도 일대를 시민들이 가득 메웠다. 통행이 원활하지 않아 중간중간 길을 터달라고 소리치는 이들도 있었다. 밀려든 인파에 서울메트로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서는 열차가 무정차 통과 중이다. 뒤늦게 집회에 참여하기 위한 시민들은 9호선 샛강역에서 내려 국회 앞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연령대는 다양했다.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아이부터 앳된 얼굴의 학생,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추운 날씨 속에 두꺼운 점퍼와 목도리,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나온 모습이었다.
이날 연단에 오른 사회자는 “8년 전 박근혜를 우리가 몰아냈다. 지금 계엄령을 선포한 지 100시간도 안 됐다”면서 “우리 이 자리에서 윤석열을 끌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대에서 이날 오전 10시 발표된 윤 대통령의 사과 담화가 영상으로 흘러나오자 현장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인파로 혼란한 와중에서 시민들은 질서를 지키고 온정을 전했다. 따뜻한 차를 준비해 집회에 참석자에게 전하는 시민도 있었다. 경기 안양에 거주하는 김진(57·여)씨는 “아침부터 생강차를 끓여 국회로 왔다. 현재 1000잔정도 나눠줬다”며 “앞서 박근혜 탄핵 시위 때도 차를 끓여 시민에게 나눠줬다”고 이야기했다. 핫팩을 박스째로 가져와 무료로 나눠주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경찰은 이날 여의도를 비롯한 서울 전역에 경력 135개 중대, 총 1만2000명을 투입했다. 국회 앞 대로와 여의공원로 등 국회 인근 집회·행진 구간은 양방향 전 차로가 전면 통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