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소추안 부결에 성난 민심…“국민의힘, 정당 해체해야”

尹 탄핵소추안 부결에 성난 민심…“국민의힘, 정당 해체해야”

기사승인 2024-12-07 21:37:58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 가결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사진=박효상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며 국회 앞이 성난 민심으로 들끓었다. 

양대노총과 시민단체 등은 7일 오후 3시부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을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이날 여의도 일대는 국회의사당 정문부터 여의도공원 너머까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출구 인근은 인파가 몰려 통행이 어려운 수준이었다.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역과 9호선 여의도역에서는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주최 측은 이날 참가 인원을 100만명으로 추산했다. 다만 경찰은 참가 인원을 최대 15만9000명으로 발표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촛불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자’, ‘탄핵’, ‘내란죄 윤석열 탄핵’ 등의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무대에서 이날 오전 10시 발표된 윤 대통령의 사과 담화가 영상으로 흘러나오자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탄핵 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오후 5시가 되자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남 광양에서 왔다는 김정임(68)씨는 “시민의 한 명으로서 100%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길 바란다”며 “이번 집회에는 전국에서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부결되면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모(27·여)씨도 “국민의힘이 명백하게 내란에 동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든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건희 특검법 제의안이 부결된 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그러나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재표결을 한 뒤 퇴장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것이다. 탄핵소추안 가결이 실패하자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집회에 참석한 정모(28·여)씨는 “이 추운 날씨에 국민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투표장에서 퇴장하는 것은 도망치는 것 아니냐”며 “반대표를 던지지도 못하고 내뺐다. 분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만난 김용관(61)씨도 “국민의힘은 정당 해체를 해야 한다”며 “투표도 하지 않는 정당이 대체 왜 필요한 것이냐. 존재 가치가 없다. 없어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촬영=정혜미 PD, 편집=장경호 PD

향후 탄핵 가결이 이뤄질 때까지 집회에 참가하겠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강원 춘천에서 왔다는 이서현(19)씨는 “그동안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본 이후 계엄령이 다르게 느껴졌다”며 “탄핵이 가결될 때까지 집회에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모(27)씨는 “국민의힘이 국가내란 행위에 가담했다”면서 “기득권과 집단을 지키기 위한 님비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집회에 또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모(61·여)씨는 “국민을 대신해야 하는 당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정치가 아니라 야합이다. 탄핵될 때까지 시위 나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 가결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사진=박효상 기자 

이날 김 여사 특검법은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 자동 폐기됐다. 무기명으로 이뤄진 재표결에서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집계됐다. 가결을 위해 찬성 2표가 부족했다. 표결에는 국민의힘 108명, 더불어민주당 170명 등 재적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정족수 200명에 미달, 표결이 무산됐다. 재적의원(300명) 2/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떠나며 195명만이 참여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만 표를 던졌다. 

조은비 기자, 심하연 기자, 이유림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심하연 기자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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