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계엄 여파에 로보틱스 분할합병 임시주총 철회

두산에너빌리티, 계엄 여파에 로보틱스 분할합병 임시주총 철회

기사승인 2024-12-10 15:42:49
지난 10월21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건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사 보유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합병안을 의결할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철회했다. 비상계엄 여파 등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이 일제히 폭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했던 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은 잠정 무기한 연기됐다.

10일 두산에너빌리티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당초 오는 12일 예정됐던 임시주총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당사는 지난 7월11일 최초 이사회 결의를 통해 당사가 영위하는 사업 중 투자사업부문(분할합병대상부문)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가 흡수합병하는 방식의 분할합병을 결정하고, 10월21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합병 변경계약을 체결했다”면서 “그러나 본 분할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주총을 앞두고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분할합병 당사 회사들의 주가가 단기간 내에 급격히 하락해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간의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님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함에 따라 본 분할합병 안건의 임시주총 특별결의의 가결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또한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며 “당사는 이러한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주님들께 계속 불확실성을 남겨두는 것보다 빠르게 의사결정 해서 회사의 방향성을 알려드리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회사 내부의 신중한 검토 및 논의를 거쳐, 이날 이사회 결의로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합병 관련 오는 12일 예정됐던 임시주총 소집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합병 추진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가 심해지자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까지 주당 2만원 안팎이었던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해제 사태 이후 1만7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사측에 부담이 가중됐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역시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4차 주주서한에서 “갑작스러운 외부환경 변화로 촉발된 시장 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회사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을 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를 3대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발표하고,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에 있는 두산밥캣을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두산그룹은 지난 8월 말 이를 철회했다. 이후 지난 10월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합병 비율을 재산정해 분할합병안을 재추진해 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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