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세 차례 무산됐다. 공사 조건 손질에도 한 곳만 입찰에 응해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7구역 주택재건축정비조합은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은 지난 4월과 6월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했으나 입찰에 응한 건설사가 없었다. 지난 9일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1곳만 참여해 유찰됐다.
방배7구역은 지하 4층~지상 19층 6개동, 316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상가(근린생활시설) 같은 부대복리시설을 새로 짓는 재건축사업이다. 구역 면적은 1만7549㎡이다. 강남권에 위치해 사업상 우수한 입지를 갖췄다. 공사비도 인근 단지 대비 높다. 총 공사비는 약 1772억원, 3.3㎡당 공사비는 980만원 안팎이다. 신반포2차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84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적은 일반 분양 물량이 발목을 잡고 있다. 조합원 수 81명을 제외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218가구에 불과하다. 인근 방배6구역이 총 1097세대 중 일반분양 물량 465세대인 것과 비교 시 현저히 적다.
조합은 ‘시공권의 유치권 포기 각서’ 작성 조건을 제외하는 등 공사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시공권의 유치권 포기 각서는 건설사에 불리한 조항으로 작용한다. 공사비 협상 등으로 인한 이견 발생 시 권리를 행사하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이 같은 조건을 삭제하며 입찰 유도에 나섰으나 삼성물산만이 입찰에 응했다.
SK에코플랜트는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참가하지 않았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친 결과 최종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며 “추가 검토를 거쳐 재입찰에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지적인 문제보단 공사비 등의 이견이라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방배7구역은 사업성에 문제가 있는 지역은 아니다”라며 “시공사는 사업성이 우수해도 공사비에서 수익성이 크지 않다면 입찰에 참여할 목적성이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입지적인 문제보단 너무 작은 단지가 유찰의 원인”이라며 “분양 물량이 적으면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공사비도 경쟁력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조합은 현행 공고대로 2차 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수주 의지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2년 방배6구역 시공권을 따내 브랜드 타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성 측면에서 충분히 참여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