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모교인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일여자고등학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학생들이 쓴 대자보에는 “비리 그 자체인 김건희를 체포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11일 페이스북 등 SNS에는 명일여고 앞 담장에 붙은 대자보 사진이 올라왔다.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소망합니다’ ‘대통령 부부는 들어라’라는 제목으로 총 3장이다.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김건희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명일여고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택시를 탈 때, 학교에서 행사를 할 때 기어가는 목소리로 명일의 이름을 말한다”며 “당신께서 국정에 관여하실수록, 대통령의 계엄에도 이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실수록, 온갖 뇌물을 수령하실수록 우리는 더욱 명일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민주적, 양심적으로 행동해 후배들이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졸업할 수 있게 해달라”며 “다시 한번 명일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하야와 주가조작, 공천 개입 의혹 등 비리 그 자체인 김건희 체포를 외치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 부부는 들어라’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는 “국민을 무시해도 사회가 돌아가는 것은 멍청해서가 아니다”라며 “누구와는 달리 책임감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나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노동과 경제를 짊어진 부모님이, 친구들이, 오늘의 나를 명일여고로 이끌어준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부부에게 ‘국가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멈추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시간을 지체해 봤자 늘어나는 것은 임기가 아닌 역사임을. 우리의 의지는 커지는 불꽃임을 이제는 직시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권을 붙잡기 위한 추태는 이미 역사 속에서 심판받을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커질 것”이라며 “학교의 자랑이 될 학우들이 영부인의 이름 아래 가려지는 것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 이제 자리에서 내려와 국가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멈춰라”라고 했다.
두 대자보는 모두 12일 자진 철거할 예정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 8시 기준 대자보는 철거된 상태다. 지난 10일 오후 학교 측 요청으로 대자보를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0일 윤 대통령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 학생회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과 선을 그은 바 있다. 학생회는 비상계엄을 두고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위”라며 비상계엄을 주도한 이른바 ‘충암파’는 “교육의 의무로 충암고등학교를 잠시 거쳐 간 인물들일 뿐 재학생과는 아무 관련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