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 나서면서 닷새 만에 모습을 드러낸 뒤 지난 1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과 대통령령(시행령)안 42건을 이날 재가했다.
13일 법제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 21건, 시행령안 21건에 대해 전날 서명했다. 법제처는 윤 대통령이 재가한 안건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각 부처는 시행령을 3~4일 후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다.
지난 7일 탄핵안 표결을 7시간 앞두고 대국민 사과 담화를 발표한 뒤 관저에 칩거 중이던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했다가 관저로 복귀했다. 이때 대국민 담화 영상을 녹화하고, 국무회의 안건을 재가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무회의를 통과한 심의 안건은 당일 대통령이 재가하지만, 이번에는 이틀 동안 재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한 뒤 국정을 당(국민의힘)과 정부에 맡기며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현다. 그러나 지난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고, 전날 비상계엄 사태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의 면직을 재가하며 잇달아 인사권을 행사한데 이어 이번에는 국무회의 통과 안건을 재가하며 행정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는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정상적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날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며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