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앞둔 한국 정치 혼란, 관세·반도체법 등 한미동맹에 최악”

“트럼프 2기 앞둔 한국 정치 혼란, 관세·반도체법 등 한미동맹에 최악”

기사승인 2024-12-13 10:29:37
발언하는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연합뉴스

비상계엄령 선포·해제 및 탄핵 정국 등 현재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12일(현지시간) CSIS의 온라인 대담 ‘캐피털 케이블’에서 “(현 상황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과 한미동맹에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전날 CSIS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전직 참모들을 만났다면서 “그들은 트럼프의 첫 100일이 아니라 첫 100시간에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많은 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주한미군, 관세, 반도체법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도자 간의 개인적 유대는 매우 중요한데 한국에는 이 일을 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리고 이런 사태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여름이 지나도록 계속될 수 있고 더 길어질 수 있다”면서 “매우 나쁜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차 석좌는 또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 관세 공약과 한국의 대미무역 흑자를 언급하며 “이러한 조합은 거의 확실히 10% 이상의 한국에 대한 관세(부과)를 의미한다”며 “한국이 리더십을 회복하기 전에 분명히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래서 (전 세계) 모두가 마러라고나 백악관에 가서 개별 협상을 시도하는데 한국에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역내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외교·안보적 위상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차 석좌는 “매우 중요한 플레이어가 돼 왔는데 지도자가 없다면 (한국의 위상은) 쉽게 사라질 수 있고 몇 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 석좌는 야당의 탄핵소추안에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한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나는 헌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건 탄핵 사유가 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시드 사일러 전(前)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 역시 야당이 새로 정권을 잡을 경우 한미일 협력이 어려워질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북미 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암시하는 불안한 징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가 취임하면 왜 한국에 많은 주한미군을 배치하고, 왜 그렇게 큰 비용을 지불하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서울에 새로 들어선 정부가 미국에 미온적이고, (트럼프 자신은) 북한과 교섭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왜 우리(미군)는 여전히 그곳(한국)에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에 다시 빠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재차 강조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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