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5일 (토)
우리도 질 수 없지…딸 응원봉 빌려 나온 5060

우리도 질 수 없지…딸 응원봉 빌려 나온 5060

축제 된 집회 문화
청년층 움직임에 5060도 가세
경광봉·응원봉 직접 제작도

기사승인 2024-12-14 19:44:14 업데이트 2024-12-18 14:02:44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탄핵 촉구 집회 참석자들이 탄핵 가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정진용 기자, 조은비 기자, 이예솔 기자, 이유림 기자
jjy4791@kukinews.com

긴장되고 엄숙한 집회는 ‘옛말’이다. 새로운 민중가요로 떠오른 K팝 노래에 맞춰 중장년층도 각자만의 응원봉을 들고 호응했다.

14일 오후 5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가결됐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는 집회 주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측 추산 200만명의 시민이 빼곡히 자리 잡았다. 가수 손담비의 ‘토요일밤에’ 노래가 흘러나오자 가사에 맞춰 집회 참석자들은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탄핵이 가결됐습니다.” 거리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속 우원식 국회의장의 선언이 울려 퍼졌다. 축제는 클라이맥스에 이르렀다. ‘꺼지지 않는’ 시위 도구가 여의도 일대를 가득 채웠다. 형형색색의 촛불, 무드등부터 자동차 경광봉까지 등장했다. 집회의 상징 곡이 된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에 맞춰 수백만 개의 응원봉이 좌우로 흔들렸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탄핵 촉구 집회 참석자들이 탄핵 가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각양각색의 응원봉을 들고 나온 청년층 움직임에 중장년층도 가세했다. 이날 집회 현장 곳곳에는 응원봉을 판매하는 판매대가 늘어서 있었다. 김선옥(60·여)씨는 “요즘 다 응원봉을 들고 나오길래 여의도역 앞에서 구매했다. 꺼지는 촛불보다 편하더라”라며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겁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회 문화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운동권이 주도했던 과거 집회에서는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했다. 유쾌하게 바뀐 집회 분위기는 집회 참여 진입 장벽을 낮췄다. 자녀와 함께 집회에 온 이성주(48·남)씨는 “요즘 집회는 과거와 다르다. 노래도 부르고 유쾌한 분위기다. 아이들과 함께 와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온라인에서 구매한 스타워즈 광산검 LED 장난감으로 응원봉을 만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갖고 있는 물건 중 빛이 나는 물건을 가져왔다는 이들도 있었다. 자동차 경광봉을 들고 온 김성호(57·남)씨는 “내 나이에 응원봉을 갖고 있기는 쉽지 없다”며 “축제 같은 시위 분위기에 동참하고 싶어 급한대로 자동차에 있던 걸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탄핵 촉구 집회 참석자가 테니스 라켓으로 만든 응원봉. 사진=박효상 기자

정성희(52·여)씨는 “집에 있는 밀대걸레에 ‘윤석열 탄핵’ 문구가 적힌 프린트를 붙여 응원봉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모(40·남)씨는 양손에 응원봉 2개를 들고 있었다. 그는 “다이소에서 각종 집기를 사서 조립했다”며 “총 1만원도 안 들었다”고 뿌듯해했다.

딸의 응원봉을 빌려 시위에 참석한 정희주(54·남)씨는 “딸이 아끼는 응원봉이지만 시위에 나간다고 하니 빌려줬다”며 “젊은 세대가 시위를 축제로 만든 것 같아 좋다”고 웃었다.
촬영·편집=정혜미 PD


정진용 기자
조은비 기자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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