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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피셔’라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포문을 연 바둑리그 개막전 승자는 신생팀 영림프라임창호 주장 강동윤이었다.
강동윤 9단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린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1경기 제1국에 출전해 지난 시즌 준우승팀 원익의 주장 박정환 9단을 완파했다. 주장 강동윤 9단의 선취점으로 앞서나간 영림프라임창호는 3국까지 2-1로 리드하며 창단 첫 승을 눈앞에 뒀으나 이후 연패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반면 원익은 이희성 감독이 전격 발탁한 4지명 김은지 9단이 귀중한 승점을 선사하면서 첫 라운드부터 승점을 챙겼다. 김 9단은 영림프라임창호 2지명 박민규 9단을 맞아 훌륭한 내용으로 승리를 따냈다. 하변 백 일단의 사활을 놓고 두 기사 모두 실수를 했던 장면이 있었으나, 김 9단이 먼저 가일수를 하면서 승부를 끝냈다.
개막 라운드에선 ‘끝판왕’ 신진서 9단이 패하는 이변도 연출됐다. GS칼텍스 주장으로 4국에 나선 신 9단은 팀이 2-1로 앞선 상황에서 정관장 2지명 김정현 9단에게 발목을 잡혔다. 사기가 크게 꺾인 GS칼텍스는 5국도 내주면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고, 지난 시즌 아쉬움을 남긴 정관장은 이번 시즌에는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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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는 3경기는 수려한합천, 4경기는 디펜딩 챔피언 울산 고려아연이 가져갔다. 수려한합천은 4지명 안정기가 상대 1지명 안성준을 격침하는 수훈에 힘입어 3-1로 팀 승리를 가져갔고, 울산 고려아연은 ‘원투 펀치’ 신민준·이창석 9단에 이어 홍일점 김채영 9단의 승리가 더해졌다.
기대만큼 우려도 많았던 1분 10초 피셔 바둑은 뚜껑을 열어보니 우선 박진감이 넘쳤다. 빠른 진행으로 눈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 반면, 걱정대로 한 수로 인공지능(AI) 그래프가 휘청거리는 상황도 빈번했다. ‘확실한 1승 카드’로 맹위를 떨친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마저 첫 판부터 패점을 기록할 정도로 아직 혼돈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먼저 10초 피셔에 적응하는 팀이 초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총 14라운드 ‘더블 리그’로 진행되며, 상위 네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펼쳐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정규리그는 매주 목~일요일 진행되며, 대국 시간은 오후 7시에 1국이 시작하고 매 대국 종료 후 5분 이내에 다음 대국이 진행된다.
제한시간은 기본 1분에 추가시간 10초 피셔(시간누적) 방식이 도입됐고, 5판 3선승제로 치르는 모든 라운드 경기에서 3-0 또는 3-1 스코어가 나올 경우 잔여 대국은 진행하지 않는다.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며 정규 시즌 매 라운드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 1400만원, 패배 팀에 700만원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