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탄핵’ 경영계획 수립 나선 재계…“경제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 

‘포스트 탄핵’ 경영계획 수립 나선 재계…“경제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 

- 삼성·LG 등, 2025년도 사업계획 위한 경영회의 실시
- 尹 탄핵 가결됐지만…경제 불확실성에 재계는 여전히 ‘시름’
- 우원식 국회의장·최상목 부총리 만난 경제단체…“적극적 역할 부탁”

기사승인 2024-12-18 06:00:07
서울 도심 풍경. 사진=곽경근 대기자 

재계가 ‘포스트 탄핵’ 이후 경영계획 수립에 나섰지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단체에서는 정치권을 만나 이같은 불안요소 해소를 촉구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일부터 사흘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오는 2025년도 사업계획 구상에 돌입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전사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순차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LG전자도 오는 20일 조주완 LG전자 CEO 주관으로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실시한다. 300여명의 임원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회의에 참석, 2025년도 경영전략과 추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LG그룹 차원에서는 지난 12일 사장단협의회를 진행했다. 각 계열사의 최고경영진이 모여 국내외 정세 영향 및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에서도 계엄 선포·해제 직후인 지난 4일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관으로 대책회의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경영계를 뒤덮은 경제 불확실성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 또한 7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재계에서도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보수적으로 내년도 계획을 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경제단체장들은 17일 국회의사당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최근 경제현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단체 수장들도 국회의장과 경제부총리 등 정치권을 만나 우려를 전했다.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경제계 비상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최 회장은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다. 과거와 달리 성장률 저하라는 경고등이 커진 가운데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 거시지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거시지표 안정을 위해 국회에서 각별히 신경 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에서는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판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라며 “대외적 문제해결 창구가 필요한 만큼 적극적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손 회장도 “우리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정도로 위축돼 있다”며 “기업이 정부와 국회를 믿고 안정적 투자와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께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16일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을 포함한 경제6단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경제단체 대표들은 경제안정 대책의 적극적인 추진과 외환시장 안정화 등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 자리가 사실상 공석이 된 상황에서 재계에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취임하며 많은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각 기업이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각자도생’이 유일한 길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 크게 손 쓸 수가 없다”며 “관세·보조금 압박과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대응 등은 국가 간 풀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내년도 사업 계획 또한 어느 방향으로 짜야 할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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