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세계 3위 수준의 거대 자동차 업체가 탄생한다.
마이니치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의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 개시를 결정했다. 혼다와 닛산은 각각 일본 2위와 3위의 자동차 제조사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과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 가토 다카오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통합 추진계획을 밝혔다.
미베 사장은 “오는 2030년 전후로 새로운 경쟁자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도태될 것”이라며 “사업 통합은 이를 위한 하나의 해결책이다. 통합으로 진정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치다 사장도 “어느 쪽이 더 높고 어느 쪽이 아래인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함께 미래를 개척하는 동료로서 서로의 입장과 차이를 존중하고 투명하게 논의를 진행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겠다”며 “10년 후 두 회사의 직원들과 다른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이 결정이 옳았다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오는 2026년 8월 상장회사로서 새로 설립할 지주회사 산하에 들어가는 형태로 경영 통합을 추진한다. 신설될 지주사의 대표는 혼다 측이 지명한다. 양사는 지주사의 자회사가 되며 각각 상장도 폐지할 계획이다. 협상은 오는 2025년 6월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양사의 자동차 브랜드는 통합 후에도 각각 유지된다.
미쓰비시자동차도 양사의 합병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최대 주주는 닛산이다. 2025년 1월 합류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양사 더 나아가 3사의 통합이 이뤄지게 되면 글로벌 완성차 3위 그룹으로 올라설 수 있다. 지난해 기준 혼다는 완성차 398만대를, 닛산은 337만대를 팔아 각각 세계 7위와 8위를 기록했다. 두 업체를 합치면 735만대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3위는 우리나라의 현대차그룹으로 판매 대수는 730만대였다.
일본 재계에서도 거대 자동차 공룡의 탄생을 반기고 있다.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매우 환영할 만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며 “자동차 산업은 일본 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산업 클러스터다. 각 기업의 강점을 살린 적극적인 협업과 산업재편이 이뤄진다면 기술혁신과 국제경쟁력 강화가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이야기했다.